'합병설·채권단 압박' 복잡해진 한진해운…조양호 회장 구원 '촉각'
채권단·정부 "자구계획 없으면 추가지원 없어"<br />
조 회장, 추가지원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14 16:06:17
△ 한진해운 첫 사채권자 집회
(서울=포커스뉴스) 현대상선보다 상황이 낫다고 여겨졌던 한진해운은 막상 자율협약에 돌입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채권단에 자구책을 내면서 동시에 추가지원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 유동성 심각…채권단·정부 "자구계획 없으면 추가지원 없어"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는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진해운의 벌크선 '한진패라딥(HANJIN PARADIP)'호가 용선료 연체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된 바 있고, 캐나다 시스팬(Seaspan)과도 약 137억원 규모의 용선료가 연체된 상황이다. 한진해운 측은 상표권·H라인 지분·부산 사옥 매각 등으로 4112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올 연말까지 한진해운에 필요한 자금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채권단은 사재출연 없이는 추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진그룹은 4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채권단도 6000억원 가량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하면 우선매수청구권도 줄 수 있다는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정부 역시 오너가 있는 한진해운은 운영자금의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1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 방안의 원칙은 엄격한 고통 분담과 자구계획에 따라 기업 스스로 생존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라며 자구 계획이 없으면 추가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부는 추가적인 자구계획이 없을 시에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의) 정상화 추진 상황을 봐가며 합병, 경쟁 체제 유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조양호 회장, 추가지원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
반면, 조 회장의 입장은 난감하다. 2013년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물려줘 한진그룹은 이미 한진해운에 2년간 1조원 가까운 돈을 지원한 바 있다. 게다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한진해운 상표권 매입을 위해 담보대출을 받았다. 대한항공도 한진해운의 2200억원 어치 영구채권을 전량 인수하기도 했다.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한진그룹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기엔 한진그룹의 상황도 마냥 좋지 않다. 한진그룹의 자금 마련책으로는 한진해운 지분 33.2%를 소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방안이 전망된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현재 부채비율이 900% 수준에 달해 유상증자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상증자 관련해서) 내용을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럴 경우 대한항공이 갖고 있는 한진해운 영구채와 보유지분은 모두 휴지 조각이 되고, 대한항공도 큰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은영 전 회장이 책임을 지고 사재출연을 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조 회장의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조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을 위해 선주사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 14일 조 회장은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캐나다 시스팬(Seaspan)사의 게리 왕(Gerry Wang)회장을 만나 양사의 협력 방안과 용선료 조정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로비 2016.05.19 허란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016.04.29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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