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위기초래 주범?… ‘신동주’ 지목하는 2가지 이유
회계장부 열람·가처분소 통해<br />
대거 수집한 자료 단서제공說<br />
신동주, 롯데경영권 잡기위한<br />
'마지막 배수진' 소문 떠돌아<br />
SDJ "압수수색 뉴스 보고 알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13 17:28:32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서울=포커스뉴스) 검찰이 재계 5위인 롯데그룹에 사정(司正)의 칼날을 뽑아 들었다. 신동빈 회장이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데다, 주요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이 줄소환 되면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재계와 롯데그룹 등에서는 13일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에서 이번 압수수색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설이 나오고 있다.
오너일가인 신 전 부회장 측이 그룹의 위기를 초래한 주요 인물로 지목되는 결정적 이유는 두 가지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 주요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및 가처분 소송을 통해 얻은 자료를 가지고, 신 회장을 흠집 내는데 사용했다. 롯데쇼핑은 중국사업 손실액이 1조원에 이른다며, “신 회장은 나보다 경영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경우 상장을 하더라도 일본 롯데홀딩스의 보유지분이 99%에 달하는 만큼,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을 씻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신 회장 측은 민유성 고문 등 SDJ코퍼레이션 핵심인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렇듯 갈등이 첨예하게 지속되면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공개됐고, 검찰은 계열사 회계장부와 지배구조도를 바탕으로 내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다른 한 가지는 신 전 부회장의 ‘배수의 진’ 설이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거머쥐기 위해 한국 법인까지 설립했지만,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신 회장 지지성명까지 내는 등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도 연달아 두 번이나 신 회장에게 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이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하면서 ‘와일드카드’나 다름없었던 아버지의 위임장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당초 신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따지는 정신감정을 위해 지난 4월 말 입원하기로 했었다. SDJ코퍼레이션이 지난 4월26일 연기 신청을 하면서 미뤄졌다가, 약 3주 뒤인 지난 5월16일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불과 3일 뒤인 지난 5월19일 SDJ코퍼레이션 측은 법원의 허가나 사전협의 없이 신 총괄회장을 무단으로 퇴원시켰다.
지난 9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이 고열증세를 호소해 다시 서울대병원해 입원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0일 오전 롯데그룹은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받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은 같은 날인 지난 10일 오후 일본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장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긴급성명을 냈다.
그는 이달 말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번 검찰 조사와 관련, 신 회장의 경영 실책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중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 결과가 나오면 사실상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 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마지막 반전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는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뉴스를 보고 알았다. 사전에 전혀 몰랐던 일이다”라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5.10.08 허란 기자2016.02.12 이서우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 계열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에서 압수수색한 서류를 화물차에 싣고 있다. 2016.06.11 김인철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