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주행거리 아쉽지만 가속성능 '발군'…닛산 전기차 '리프'
초반 가속력 우수, 소음 없어 정숙성 빛나<br />
주행거리 132㎞ 아쉬워…충전 인프라 부족 한계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13 08:28:29
△ [닛산]_리프(leaf)_(1).jpg
(서울=포커스뉴스) 닛산 리프는 전기차의 상징과도 같다. 2010년 12월 일본과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이이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100% 전기차이기도 하다.
최근 경유차 논란으로 정부가 친환경차를 대대적으로 확산시킬 것을 천명했다. 물론 당장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시선이 향하겠지만 궁극적인 친환경차의 미래는 ‘전기차’가 이끌 것이다.
전기차의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나 실용성이 있는지는 전기차의 대표 선수인 리프를 3박4일간 시승하며 확인해봤다.
리프의 외관에서는 세련된 유동성(Smart Fluidity)을 기본 콘셉트로 제작됐다는 설명답게 공기역학을 고려한 곡선형이 차체가 눈에 띈다. 흡사 SF영화에서 봤을법한 미래차의 이미지가 강해 주변의 시선을 끈다. 일반 경차정도의 사이즈로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총 5명이 넉넉히 탑승할 수 있는 실내 공간도 만족스럽다.
예상했지만 ‘무소음’에 가까운 전기차의 정숙성은 리프만의 매력을 운전 시작부터 강하게 어필한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도, 브레이크에 강하게 힘을 줘도 소음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보행자들이 주변에 차가 다가왔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해서 불편할 정도다.
전기모터가 가진 태생적 장점 외에도 리프는 저소음 앞유리 와이퍼 모터, 소리 차단형 앞유리 디자인, 이중의 독립 모터 마운팅 시스템 등으로 소음을 줄였다. 리프의 소음은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비슷한 21데시벨 정도라고 한다.
100% 전기차라는 편견을 부수듯 내연기관에 뒤지지 않는 성능도 인상적이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툭’하고 차가 튀어나간다. 초반 가속성능이 좋아 신호가 많고 정체가 잦은 시내구간에서 불편 없이 달릴 수 있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출력과 토크가 점차적으로 증가하지만, 리프는 초기 가속 순간부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낼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리프에 장착된 AC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80㎾(109ps), 최대토크 254Nm(25.9㎏.m)의 힘을 발휘한다.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유사한 수준의 ‘달리기’ 성능을 가진 것이다. 달리는 중에도 순간 가속력이 좋아,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하며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핸들링 또한 가볍고, 서스펜션도 단단해 코너링 구간에서도 안정적이다. 단순히 주행에 집중할 때는 딱히 전기차로서의 단점을 지적하기 힘들 정도다.
다만 시속 100㎞를 넘어가면 속도가 더디게 증가하고, 연료 효율도 현저히 떨어진다. 언덕길에서 또한 힘이 부치는 인상이 강하고 계기판의 연료 소비량도 뚝뚝 떨어지는 게 감지된다. 운전자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노면의 상태가 온몸으로 즉시 전달되는 듯 한 느낌은 장시간 운전에서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치명적 단점은 역시나 주행거리다. 리프는 1회 충전 시 132㎞를 달릴 수 있고,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5.2㎞/㎾h(도심 5.7 / 고속도로 4.7) 수준이다. 서울에만 40여곳 등 수도권에 꽤 많은 전기차 충전소가 있지만, 이동을 할 때 항상 충전소의 위치를 고려해야한다. 특히 파주, 양평 등 외곽으로 갈수록 충전소를 찾기 어렵고, 지방은 더 열악하다. 주말 나들이용이나 장거리 여행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전소에 도착했는데 앞에 다른 차량이 충전 중이면 꼼짝없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했고, 아침에 일찍 이동하기 위해선 밤늦게 미리 충전소를 들려야하는 수고도 감당해야 했다. 공영주차장에선 별도의 주차요금을 요구하는 곳도 많았다.
이러한 변수를 줄이려면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 친구등록을 통해 다양하게 충전소의 위치를 파악하면 된다. 다른 운전자가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거나, 충전기가 고장 혹은 점검 중이면 지도상의 표기를 통해 알려준다.
충전 시간은 예상보다 길지 않았다. 급속 충전 시 단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고, 완전 충전하는데도 1시간 이상 걸리지 않았다. 특히 대형마트에 충천소가 있는 경우에는 충전과 주차를 병행하면서 쇼핑을 하면 됐다. 주요 번화가에도 충전소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충전을 해놓고 가벼운 일정은 소화가능하다. 가정에서 사용이 일상화되면 퇴근 후 가정용 충전기로 다음날을 대비하면 될 것이다. 가정에서는 6.6㎾에서 4~5시간 정도면 충전이 완료된다.
셀프주유소가 일상화된 시대에 운전자가 집적 충전을 하는 방법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고압전류 때문에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리프가 사용하는 급속충전 방식은 차데모(CHAdeMO)로 엄격한 안전 규정을 통해 사용자가 충전을 하는 동안 어떤 위협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충전기의 통신 및 명령 체계가 엄격해 누전도 철저히 방지된다.
자동차의 사용목적이 단순 출퇴근, 시내 업부 정도로 제한적인 사람에게 어울릴 차량이다. 아직 주행거리의 한계는 물론 충전 인프라가 확실하게 갖춰지지 않아, 다용도로 차를 활용하려는 사람에게는 난관이 많은 차가 될 것이다.
리프의 가격은 S모델 4590만원, SL모델 518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서울에서는 1650만원, 제주에서 1900만원이 지원된다. 정부가 친환경차 확대를 재차 강조한만큼 전기차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닛란 리프 닛란 리프 닛란 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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