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
(서울=포커스뉴스) 하늘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 함께했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살짝 어긋났다. 구름이 태양을 가려준 덕에 고궁을 거닐기 좋은 날이 됐다.
<포커스뉴스>가 주최한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가 1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 1만2000여명 함께한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
참가자들은 오전 7시부터 잔디광장을 찾기 시작했다. 행사가 본격 시작한 오전 8시30분 서울광장은 기념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을 둘러 세워진 각종 부스에서 자원봉사 신청을 하기도 하고, 기념품으로 받은 태극기를 흔들어 보기도 했다. 또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 촬영을 하며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 참가를 즐거워했다.
방송인 조영구의 사회로 시작한 행사는 태동을 뜻하는 '평화의 북소리' 공연이 포문을 열었다.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출발을 기다렸다. 박아영의 전자바이올린 공연과 현대무용 퍼포먼스가 참가자들의 귀와 눈을 즐겁게 했다.
개회선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포커스뉴스 한대희 대표는 "비 예보도 빗나갔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여러분들이 참여해 호국영령께서 돌보신 것같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에서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많이 담아가시길 바란다. '포커스뉴스'는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해 그 다음해에도 함께하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단순히 걷는 것뿐 아니라 고궁에 얽힌 역사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고궁관람 포인트를 설명하기 위해 나선 역사강사 최태성 교사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과 얽힌 역사 이야기로 참가자들의 주위를 환기했다. 세종과 한글 창제 이야기,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 연산군의 폭정 등을 이야기하며 고궁걷기에 역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한양대학교 성유진 교수와 함께 준비운동을 소화한 뒤 서울광장을 출발해 경복궁으로 향했다.
◇ 풍악을 울려라…서울광장에서 힘찬 출발
축포가 터졌다. 참가자들은 출발을 서두르지 않았다. 대신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순서를 기다렸다.
서울광장에 1만2000여 참가자들은 시청 앞 인도까지 늘어섰지만 혼잡은 없었다. 기지개를 켜고, 다리를 쭉 펴고, 수영하는 포즈를 취하는 등 몸을 움직이는 준비운동 시간에도 질서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전 9시30분 서울광장에서 경복궁으로 출발했다. 맨앞에 자리한 취타대를 따르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군악대와 관악대가 행진가 연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힘찬 기운이 서울광장을 뒤덮었다.
행진 시작과 함께 구름에 가렸던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준비한 우산은 해를 가리는 용도로 바뀌었다. 가족 참가자들은 아이 손을 잡았다. 친구끼리 함께 참가한 이들은 서로 웃음을 머금고 담소하며 걷기 시작했다.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서울 관악구 성현동에서 온 최우석(12) 군은 "좋은 의미를 가진 행사에 아빠와 함께 참여하게 돼 기쁘다. 아빠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다. 비가 올까 출발 전 걱정도 많았다. 막상 오니 기대가 된다. 잘 온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 소나기 걱정 NO!…관람객 압도한 경복궁
조선의 유일무이한 법궁(法宮·임금이 사는 궁궐)인 경복궁으로 향하는 이들의 표정은 기대에 차 있었다. 빗방울을 떨어뜨릴 것같던 하늘은 고궁걷기를 축하하듯 심술을 멈췄다.
경복궁 성벽을 따라 걷는 정도였지만 경복궁의 위엄만큼은 압도적이었다.
경복궁은 그 크기 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이 깃든 곳이다. 두 마리의 황룡이 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의 근정전(勤政殿)은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또 왕이 정무를 보던 사정전과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배경이 된 건철궁 역시 경복궁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올해로 두 번째 고궁걷기에 참여했다는 김상우 씨는 휩쓸리듯 끝났던 첫 고궁나들이를 기억하며 이번에는 나름의 비책을 준비했다고 했다. 2살, 6살 아들과 함께 고궁걷기에 나선 김 씨는 "지난번 여기저기 휩쓸려다니다 제대로 고궁을 즐기지 못한 경험이 있다. 올해는 그런 일이 없도록 미리 역사공부도 하고 가고 싶은 코스도 정해 왔다"고 했다.
이어 "개회식에서 최태성 선생님 강연을 들었는데, 내가 조사해온 것과 비슷한 게 많았다. 비록 경복궁 안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이번엔 아들들에게 아빠로서 설명해줄 것도 많을 것 같아 벌써 두근거리고 있다"고 반색했다.
◇ 세계문화유산 옛 궁궐 '창덕궁'…그 멋에 흠뻑 취하다
참가자들은 경복궁의 웅장함에 이어 창덕궁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경복궁을 지나 창덕궁으로 향하는 길에 먼저 만날 수 있는 동네 '북촌'도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을 담은 북촌은 현대식 거리 사이사이에 정감어린 한옥집을 엿볼 수 있어 창덕궁으로 향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북촌이 가진 매력에 벗어날 때 쯤 우리나라 옛 궁궐의 멋스러움을 잔뜩 뽐내는 창덕궁을 만날 수 있다.
참가자들은 경복궁을 지나 창덕궁에 도착하자 마치 궁궐로 입장하는 왕족이 된 듯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 하나하나에 귀품이 서리기 시작했다. 정해진 길을 걸어야 했던 경복궁과 다르게 자유관람이 가능한 창덕궁에서 참가자들은 궁궐을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기에 정신없었다.
뒷짐을 지고 양반걸음을 흉내내는 아저씨부터 궁궐을 헤집고 다니던 과거의 어린 세자처럼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이번 행사의 또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옛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창덕궁에 매력에 흠뻑 빠졌다.
박수연(52·여) 씨는 "20여년 전에 아들 방학숙제를 위해 와봤던 이후 창덕궁에 온 것은 처음이다. 건강을 위해 참가한 걷기대회지만 다른 대회와 다르게 창덕궁 등 우리나라의 정말 멋진 궁궐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창덕궁에서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든 곳은 보물 813호 '인정문(仁政門)'과 국보 225호 '인정전(仁政殿)'이었다. 인정문은 조선시대 임금의 즉위식이 거행됐던 장소로 연산군, 효종, 현종, 숙종, 영조, 순조, 철종, 고종 임금 등이 이곳에서 즉위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다양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인정전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의 사극에서 볼 수 있었던 품계석이 줄지어 세워져 있는 모습이 참가자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했다.
창덕궁의 또다른 명소인 금천교도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금천교는 돈화문과 진선문 사이에 있는 금천(禁川)에 만들어진 돌다리로 지난 2012년 3월 보물 1762호로 지정됐다. 현존하는 서울의 다리 중에 가장 오래된 다리이기도 하다.
유승헌(61) 씨는 "학창시절 놀러왔던 이후로 와볼 일이 없었다. 이렇게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롭다. 고궁걷기대회를 통해 새로운 추억을 쌓게 됐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 한국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창경궁을 보듬다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경복궁과 창덕궁을 지나 창경궁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비쳤다. 하지만 창경궁의 후원에서 휴식을 취하며 미소를 되찾았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 걷기 코스의 마지막 고궁인 창경궁의 아름다운 후원을 거닐며 여유를 만끽했다. 창경궁은 왕실의 여러 어른들을 모시기 위해 지어진 곳이다. 창덕궁과 독립된 궁이면서 창덕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창경궁 문정전(文政殿)에 들어서자 숙연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의 뒤주가 있었던 곳이 바로 창경궁 문정전 뜰 앞이다. 1762년 5월 뒤주에 갇혀 한여름 더위와 허기로 8일 동안 신음하던 사도세자는 28세의 짧은 생을 비참하게 마감했다.
참가자들은 창경궁 내 가장 좋았던 장소로 후원을 꼽았다. 창경궁 후원에 있는 연못인 춘당지 앞에 삼삼오오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창경궁에는 또하나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일제시대 일본이 창경궁에 동물원, 식물원 등을 조성하며 창경원으로 격하시켰다. 한국의 아픈 상처를 그대로 안고 있는 것이다.
노화연(32·여) 씨는 "고궁을 걷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어 참가하게 됐다. 고궁걷기대회 시작 전 서울광장에서 최태성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관람하니 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1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포커스뉴스, 대한황실문화원, 씨앤피트러스트가 공동 주관사로 나섰고, 국가보훈처, 서울특별시, 서울메트로가 함께 후원했다. 프로스펙스, KDB산업은행, 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 한국GM, 금강제화, 매일유업, 워크온, 스타벅스, 더본병원, 이디야커피, 남양유업, KTB투자증권, 참든건강과학, 설빙, 신한카드, 파인드라이브, 삼성전자, 미투온, 잇츠스킨, 신일산업, 빙그레가 협찬했다.(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제 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에 시민들이 참가하고 있다. 2016.06.12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출발하고 있다. 2016.06.12 이승배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경복궁을 향해 걷고 있다. 2016.06.12 성동훈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인정전을 둘러보고 있다. 2016.06.12 이승배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금천교를 둘러보고 있다. 2016.06.12 이승배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고궁을 둘러보며 걷고 있다. 2016.06.12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고궁을 둘러보며 걷고 있다. 2016.06.12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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