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걷기] '큰별샘' 최태성 "창경궁, 조선 황실 여성들의 문화 엿볼 수 있는 궁"

역사학자 최태성이 들려주는 창경궁 관람 포인트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08 18:30:36

△ 최태성.jpg

(서울=포커스뉴스) "드라마에 단골로 나오는 통명전에서 희빈 장씨를 만나보세요"
"문정전 뜰에 서서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날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EBS 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역사학자 최태성(45)씨가 소개한 창경궁 관람 포인트다. 학생들 사이에서 '큰별 샘'으로 통하는 그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창경궁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역사학자가 들려주는 창경궁의 매력과 관람 포인트는 무엇일까.

-창경궁의 매력은?

▲창경궁은 창덕궁과 독립된 궁 같지만 창덕궁을 보완하는 역할도 합니다. 창경궁의 시작은 왕실의 여러 어른을 모시기 위해 지어진 것입니다. 왕실의 어른은 대비를 비롯해 주로 여성입니다. 이런 까닭에 창경궁은 조선 왕실 여성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창경궁을 관람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여성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선 왕실에서 대표적인 여성 이야기가 무엇일까요. 뭐니뭐니해도 숙종(조선 제19대 왕) 의 부인이었던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있는 건물이 바로 통명전(通明殿)입니다. 통명전의 주인은 인현왕후에서 장희빈으로, 다시 인현왕후로 바뀌었습니다. 강등된 장희빈은 이를 저주하기 위해 통명전 주변에 꼭두각시 인형과 동물의 사체 등을 묻어두었습니다. 드라마에 단골로 나오는 곳이 바로 통명전이랍니다.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조선 왕실 여성의 몸부림, 조용히 통명전에 앉아 있는 희빈 장씨를 만나보세요.


또 창경궁 안내 책자에는 다음과 같은 비극적인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1762년 5월13일 문정전(文政殿) 앞뜰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노론은 노론을 싫어했던 세자가 대리청정을 시작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영조(조선 제21대 왕)에게 온갖 모략을 고했다. 결국 영조는 세자에게 자결을 명하기에 이른다. 문정전 앞 뜰에 놓인 커다란 뒤주에 갇혀 한여름 더위와 허기로 8일 동안 신음하던 세자는 28세의 짧은 생을 비참하게 마감했다.'

바로 그 유명한 사도세자의 뒤주가 있었던 곳이 바로 창경궁 문정전 뜰 앞입니다. 이곳에 서서 그 날의 모습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창경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면 어느 곳이 좋을까?

▲창경궁은 여성의 공간이 특징이기에 여성의 대표적 공간인 통명전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습니다. 뒤에 서 있는 장희빈과 함께 말이죠.

-창경궁에 얽힌 역사 이야기는?

▲연배가 있는 분들은 창경궁하면 창경원(昌慶苑)이 떠오를 것입니다. 1907년 일제는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창덕궁으로 오자 황당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순종 황제를 위로하기 위해 창경궁을 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이때 창경궁에 동물원도 들어서고 식물원, 박물관도 들어섰습니다. 이렇게 해서 1909년 창경원이 열립니다.

한 나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궁궐에 동물들의 배설물이 쌓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식민지가 됐던 한국의 아픈 상처를 그대로 안고 있는 곳이 바로 창경궁입니다.

최태성 씨의 창경궁 이야기는 경복궁, 창덕궁에 묻혀 자칫 소홀하기 쉬운 창경궁 관람에 유용한 길라잡이다.

그의 가이드를 벗 삼아 직접 창경궁을 찾고 싶다면 오는 12일 <포커스뉴스>가 주최하는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에 참여하면 된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등 조선 3대 궁궐을 걷는 행사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자유관람이 가능하다.

오전 9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에서는 최태성 씨의 '최태성 역사선생님의 고궁관람 포인트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에 함께하고 싶다면 오는 9일까지 공식홈페이지(www.hiwalking.co.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축제 당일 현장 부스에서 별도 접수할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이다.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큰별샘' 최태성 씨.서울 종로구에 있는 창경궁 통명전의 내부모습.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