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교사 성폭행 사건…피해자의 대처법 '눈길'

관심 높아진 '성폭행 대처법' 메뉴얼…네티즌들 관심 확산<br />
전문가 "이번 사례, 성폭행 적절대응의 모범적 사례 될 것"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09 16:30:10

△ [그래픽] 성희롱, 여성, 성폭행, 성범죄

(서울=포커스뉴스) 지난달 22일 새벽. 전남의 한 섬마을에서 20대 여교사에게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관사로 데려가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A(49)씨 등은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A(49)씨 등 마을 주민 3명이 구속됐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인 여교사의 민첩하고 차분한 대응이 눈길을 끈다.

피해자는 성폭행 당한 직후에도,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있게 신고를 하고 차분하게 피의자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용의자 특정 및 검거도 빨리 진행됐다.

◆ 용기있는 피해 여교사의 신고와 재빨랐던 경찰의 초동대응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교사가 성폭행 사실을 112 종합상황실에 신고한 것은 22일 오전 2시쯤이다.

피해 여교사는 자신의 성폭행 사실을 숨기지 않고 용기 있게 신고를 한 것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일반 피해자와는 다르게, 본인이 사건과 관련된 증거 확보가 잘 돼있었다"며 "일반 사람들은 수치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었을 수 있는데, 해당 피해자는 침착하게 대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피해자는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직후 혼란스러웠을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흑산파출소의 초동대응도 모범이 됐다.

경찰은 10분 내외로 범행 현장에 도착해 이불, 체모, 현장 주변에 떨어진 증거물들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등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물건에 대한 증거 수집에 총력을 가했다.

또 경찰은 해당 피해자인 여교사에게 성폭행 후 대처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렸다. 피해자는 경찰의 지시에 차분하게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교사는 신고 후 7시간여 만인 22일 오전 9시 첫 배로 목포 중앙병원으로 인도됐다.

피해자의 침착함과 경찰의 발 빠른 대응이 이번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를 빠르게 특정하고 범인을 검거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누리꾼이 올린 글도 화제가 됐다.

해당 글쓴이는 "여자친구는 몸을 씻지 않은 상태로 다음날 정액과 체모 등 DNA 채증을 완료했고, 나도 동행했다"며 "큰 일 당했지만 티 안내고 담담하게 있어주는 여자친구가 너무 고맙다"고 심경을 밝혔다.


◆ 화제로 떠오른 '성폭행 대처법'

여성가족부는 성폭력 피해시 대처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두고 있다.

여가부가 밝힌 메뉴얼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는 가능하면 빨리 112나 1366(여성긴급상담전화)에 신고하고, 피해자는 안전한 곳으로 가서 친구나 가족에게 연락해야 한다.

피해자는 신고 뒤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전까지 성폭행의 모든 증거를 보전하는 게 우선이다.

입었던 옷이나 소지품은 그대로 보관해야 하며 착용했던 옷은 각각의 종이봉투에 넣어야 한다. 플라스틱 가방이나 비닐봉투에 넣으면 안된다.

샤워·목욕·질세척·손씻기·현장 청소를 하지 않아야 하며,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셔도 안된다.

또 피해자는 성폭력 당시 주변 상황이나 가해자에 대한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이후 피해자는 원스톱지원센터·해바라기여성 ·아동센터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용기있는 여교사의 신고…"적절 대응의 모범사례 될 것"

피해자의 현명한 대처는 사회적으로 성폭행 뒤 올바른 대처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숨기기 급급한 사실로 여겨졌던 성폭행이 더이상 감출 것이 아니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성폭행시 대응법'이 자세히 적힌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 나르며 공유하고 있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이번 사건은 성폭행에 적절하게 대응한 모범적인 한 가지 사례가 될 것"이라며 "그간 성폭행 피해자들은 움추리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사회적으로 적극적 대응을 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이인규 인턴기자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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