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기 금리인상설 후퇴…커지는 국내 금리 인하 압박
미국 고용지표 쇼크에 연준 인사들 오락가락 발언…국내 통화정책 향방 '안갯속'<br />시장 전문가 "외인 이탈 우려 적어져"·한은 금통위원도 "조속한 금리 인하 필요"
이현재 기자
hyhy3014@naver.com | 2016-06-07 16:29:48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재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 방향을 두고 혼란이 거듭되면서 국내 통화 정책의 향방도 주목받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통계는 미 연준이 6~7월 중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5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3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16만명을 대폭 밑돌았고 지난 2010년 9월 이후 최저 증가폭이다. 또 지난 3월과 고용 증가폭도 기존 20만80000명에서 18만6000명, 4월 16만명에서 12만3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질적인 측면도 악화됐다. ‘정규직을 희망하지만 시간제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 수’도 640만명으로 전월 600만명보다 늘었다. 실업률은 4.7%로 전월 5.0%보다 낮아졌지만 구직자 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됐다. 노동시장 참여율도 62.6%로 낮아지면서 비관론이 팽배해졌다.
고용 시장 동향은 연준의 기준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르면 6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퇴색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기금글미 선물 가격을 토대로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는 6월 인상 확률을 종전 30%를 넘어섰으나 4%까지 급락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인사들의 오락가락 발언은 혼란을 키우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장은 "통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인 금리인상 추세를 유지하는 일이 적절하다고 여전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옐런 의장은 "경제지표 하나에 지나치게 무게를 둬서는 안 된다"며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인 3일(현지시간) 연준 관계자들 중 처음으로 말문을 연 라엘 브레이너드는 “지금까지 나온 2분기 지표가 혼조돼있고 제한적이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만한 개선 조짐이 보일 때까지는 더 기다리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오는 14~15일에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의 정례회의 전까지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은행이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외 여건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국내 경기가 완만한 개선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며 11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가 동결 배경으로 미국의 통화정책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성, 자본유출 우려 등을 꼽은 데다 금통위원들 전원일치로 동결이 이뤄졌으나 금리 인하 압박은 가실 줄 모르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고 독일 국채금리 마이너스 진입과 중국 저금리 기조 등 미국을 제외한 여러 국가에서 저금리 정책을 단행해 한은이 금리를 내려야 할 대내외 여건이 충족된 상태”라며 “실망스러운 5월 미국 고용통계에 금리 인상도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걸림돌로 지목됐던 내외금리차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도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을 비롯한 국내 경기 하방 압력이 크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재정정책이 어려워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될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미뤄지면서 한은이 6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로부터도 선제적 금리 인하 목소리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리 인하설에 더 불이 지펴진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할 때 이번은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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