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교사 성폭행'은 전라도라서?…지역비하 심각
해당 지역 근거없는 비하…지역 혐오 계속돼<br />
"삶의 질 향상시켜 '혐오의 공동체'를 축소시켜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06 18: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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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전라도 때문에 지역주의가 없어질 수가 없다. 성분이 다른데 권리 주장하지 마라." "전라도 DNA를 타고난 만큼 정상이 아니다. 오늘이라도 청소하는게 좋아."
지난달 22일 전남 신안군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와 이웃들이 20대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인터넷 게시판과 댓글의 지역비하가 도를 넘고 있다.
신안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3일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6일까지 3일간 120여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중 대부분은 이번 사건과 지역 치안행정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신안군이 속해있는 전라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게시글도 속속 눈에 띈다.
4일에는 '전라도민은 사라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의자) 남자들을 키우고 더러운 전라도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들도 문제다"는 내용이다.
같은 날 '우덜란드 공화국 이민정책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우리들'의 전라도 방언인 '우덜'을 사용한 이 게시물에는 "여교사를 학부모들이 술먹이고 성폭행 한 것이 대대적으로 홍보되던데…그런 미풍양속이 있는줄 몰랐습니다'라며 지역에 대한 반감을 비꼬며 드러냈다.
5일에는 '지역감정분쟁 안좋아합니다만'이란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이 정도면 종족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지역 주민 전체를 비하하기도 했다.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는 훨씬 심각한 수준의 게시물이 연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신안군 성폭행 사건 관련 게시글에는 "전라도 사람들은 상종하면 안된다", "전라도에서 태어나서 물려받은 거라고는 저주받은 전라도 DNA밖에 없다"는 등 지역을 근거없이 비난하는 댓글이 달리기 일쑤다.
'신안군 미국에 팔아버리자'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미국에 핵실험용으로 팔아버리자. 우리는 돈받고 청소하고 일석이조 아니냐"는 비인간적인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일베의 인기글이 등록되는 일간베스트 게시판에는 신안군 사건과 관련해 지난 3일부터 300여개의 지역비하 게시물이 등록됐다.
일베 등 극우성향 사이트에 이러한 지역혐오 게시물이 올라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때는 세월호가 침몰한 지역이 전라도라는 이유로 수많은 지역비하 게시글이 이어졌다.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일베는 2012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911건의 차별비하 시정요구를 받았다.
시정요구를 받은 게시글은 대부분 지역 및 장애인 비하, 일본군 위안부 비하를 비롯해 5·18민주화 운동 왜곡 등 반인륜적·반사회적인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비하 게시물을 올리는 그들도 불평등과 불안정성이 심화된 한국사회의 피해자 중 하나"이라고 해석했다.
전 교수는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포스트잇을 붙이며 '추모의 공동체'를 만들지만 누군가는 피해자를 댓글로 공격하고 관심을 받으려는 '혐오의 공동체'를 꾸린다"며 "단순히 그들을 처벌하거나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켜 '혐오의 공동체'를 축소시켜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서울=포커스뉴스) 지난달 22일 전남 신안군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와 이웃들이 20대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건의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일부 인터넷 게시판과 댓글의 지역비하가 도를 넘고 있다. 김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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