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도 없는 도서벽지 관사(官舍)…범죄에 노출된 교사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재발 가능성 '우려'<br />
여교사 증가 추세지만 치안 실태는 엉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06 18:34:57

△ [삽화] 직장내 성폭력 대표컷

(서울=포커스뉴스) 전남 신안군 섬마을에서 발생한 20대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도서산간에 위치한 학교 관사의 허술한 치안실태가 드러났다. 더욱이 여교사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재발방지 및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신안군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여)씨를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로 학부형 B(49)씨 등 3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관사까지 바래다준다며 따라가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해당 학교 관사에 경비인력은커녕 폐쇄회로(CC)TV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를 막을 만한 어떠한 기본적인 수단도 없었던 셈이다.

문제는 제2, 제3의 범행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데 있다. 산간지역이나 해안가 등 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A씨와 비슷한 환경의 관사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음성의 한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김모(26‧여)씨 역시 관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의 학교는 시내에서도 10㎞ 넘게 떨어져 있는데다 버스도 한 시간에 1대만 운행할 정도로 외진 곳에 있다.

김씨는 "관사에 경비업체 시스템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교사들 퇴근시간이 달라 꺼놓을 때가 많다"며 "불안해서 자기 전 이중창을 꼭 걸어 잠그는 것 정도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대전이 고향인 박모(25‧여)씨도 목포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부임해 관사 생활을 하고 있다. 관사 설비에 대해 묻자 박씨는 "보안업체도, CCTV도, 심지어 가로등도 없다"고 토로했다.

박씨가 근무하는 학교의 관사에는 총 14명의 교사가 지내는데 이 중 20대 여교사는 박씨 포함 5명이나 된다. 박씨는 "여교사들끼리 모이면 다들 위협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서로 밤에는 밖에 나가지 말자고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여교사의 비중은 초등학교 76.93%, 중학교 68.59%, 일반고 51.70%에 달한다. 한국교총은 여교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사 치안 관리가 보다 철저히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중대한 인권·교권 침해사건으로 규정하고 교육부를 향해 "도서벽지 및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 관사에 대한 실태조사와 관사에 거주하고 있는 교원에 대한 안전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난해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합의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전국으로 확대 운영해 "피해를 입은 교원들이 맞춤형 심리치료를 받고 복귀 후 관리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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