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운동맹 내 두 개 국적 해운사, 손실 막을 방법은?

다른 해운동맹 배, 우리나라 들어올 확률 줄어<br />
현대상선, 'THE얼라이언스' 외 선택 가능성 적어<br />
동맹 내 다양한 노선 개발 및 국내 항구의 마케팅 강화 필요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06 14:16:55

△ 한진해운의 미래는

(서울=포커스뉴스) 현대상선은 지난 1일 8000억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을 완료하면서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해운동맹 잔류만을 남겨놓게 됐다. 제3해운동맹 'THE얼라이언스' 가입이 유력하지만, 현재 THE얼라이언스에는 이미 한진해운이 속해있다. 일각에서는 두 국적 해운사가 한 해운동맹에 들어가면 실(失)이 크다는 주장이지만, 현재는 이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배가 줄어든다

한 해운동맹에 국내의 두 개 해운사가 속하는 것은 수출입 비중이 큰 우리 경제에 유리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컨테이너선의 항로는 해운동맹 단위로 결정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두 해운사가 같은 해운동맹에 있다면 다른 해운동맹의 배들은 우리나라 항구에 들어올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로운 동맹이 발표된 이후 지난 4월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전년 동월대비 5.2% 하락한 158만3000TEU(20피트 컨테이너를 싣는 단위)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해 실적 8위의 칭다오는 올 4월 151만8000TEU를 나타내며 6위로 올라섰고, 중국의 선전, 광저우 등도 각각 3.7%, 7.4% 실적이 향상됐다. 이는 중국 최대 해운사인 CSCL과 해운동맹을 맺고 있는 프랑스 CMA CGM의 환적항로(배의 짐을 옮겨 싣는 항구가 포함된 항로) 변경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유럽 및 미주노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 2월 운항선대 기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유럽 및 미주노선 비중이 각각 68%, 65%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겹치는 노선으로 동맹 내 치킨게임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현대상선에게 다른 방법 없어

해운동맹의 재편은 오션3 얼라이언스가 대만의 에버그린과 홍콩의 OOCL을 끌어들이면서 일어났다. 각각 다른 해운사와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워가던 프랑스의 CMA CGM과 중국의 CSCL은 에버그린과 OOCL을 합류시키면서 시장 점유율 23.7%의 오션얼라이언스(OA)로 거듭났다. 이로써 OA는 시장 점유율 3위부터 5위 업체가 모이게 됐다.

에버그린은 한진해운과 함께 CKYHE에, OOCL은 현대상선과 G6 얼라이언스에 각각 소속돼 있었다. 시장 점유율 1, 2위 업체인 2M(덴마크의 머스크, 스위스의 MSC)이 28.3%의 점유율로 OA와 함께 양강체제를 이뤄가는 가운데 이 두 회사의 동맹 탈퇴로 남은 업체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제3해운동맹 THE얼라이언스를 탄생시켰다.

채무 재조정을 막 끝낸 현대상선이 택할 수 있는 해운동맹은 지난달 발족을 알린 THE얼라이언스가 가장 유력해보인다. 함께 항로와 운영전략을 짜야하는 특성상 2M과 OA는 이미 항로와 전략들이 구성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THE얼라이언스 내에는 현대상선이 함께 G6로 오랜 기간 동맹을 유지해온 독일의 하팍로이드와 일본 MOL, NYK가 속해 있다. 김충현 현대상선 CFO는 "THE얼라이언스 내에 20년 넘게 함께 얼라이언스 해온 해운사 있기 때문에 동맹 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운동맹 내 다양한 노선 개발과 국내 항구의 마케팅 강화 등이 필요

동서항로(유럽~아시아~미주를 잇는 항로)에 집중된 항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동맹 내에서 전략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컨테이너선 해운사의 노선은 각 선사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운동맹 내 합의를 통해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 선사별로 특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 노선은 얼라이언스 내에서 단독 또는 공동 투입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미주와 유럽 항로 외에도 남북항로, 대서양항로 등 다양한 노선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각 경기상황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스크와 MSC는 미주와 유럽 노선을 30%대로 유지하고 항로 다각화를 통해 실적 변동성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 국적 해운사가 포함되지 않은 해운동맹을 국내 항구로 끌어들일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행히 점유율 최대 규모의 2M은 지난달 31일 아시아~유럽항로 개편을 알리면서 부산과 광양항은 기존대로 유지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부산항 신항 공컨테이너 장치장 개장, 물동량 흐름의 모니터링 및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1층 로비 2016.04.25 김인철 기자 '16년 4월 세계 10대 항만 컨테이너 처리실적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 2016.05.31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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