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확용 돼지?… "이식 부작용 없는 장기 생산 곧 가능"

돼지 DNA에 틈새 만들어 인간 줄기세포 주입<br />
이식 부작용 없는 췌장 생산 가능할 전망<br />
윤리적 논란 여전해 동물권리활동가들은 반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06 13:33:43

△ German Hog Farmers Competitive In British Market

(서울=포커스뉴스) 돼지 배아에 인간 줄기세포를 주입해 면역 부작용 없이 이식 가능한 장기를 만드는 기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연구진은 돼지 DNA에 유전자 틈새(genetic niche)를 만들어 인간 줄기세포를 주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진은 지금까지는 유전자 틈새를 만들지 않고 인간 줄기세포를 주입해 관찰하는 실험만 해왔다. 그 결과, 유전자 틈새를 만들어 인간 세포를 주입하면 이식 가능한 췌장을 적출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유전학 용어로 '키메라'(chimera)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하나의 생물체 안에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지는 동종의 조직이 함께 존재하도록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파블로 로스 캘리포니아대 생식생물학 교수는 "이 배아를 활용하면 장기수확용 돼지가 정상적으로 성장해 인간 세포로 이뤄진 췌장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 췌장을 환자에게 이식하면 제 기능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키메라 배아를 만들기 위해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크리스퍼(CRISPR) 가위로 돼지 배아 유전자를 편집해 DNA를 분리해야 한다. 이어 역분화 만능줄기세표(iPS)를 돼지 배아에 주입하면 장기수확용 동물 배아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키메라 실험은 윤리적으로 논란이 돼왔다. 이 때문에 미국 국립보건원(NIH)는 키메라 임상 시험을 어미돼지에 세포를 주입한 뒤 임신 28일까지만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예외적으로 임상 시험 기간 제한을 완화한 분야도 있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키메라 배아 시험은 돼지 임신 기간의 절반인 62일까지 가능하다.

동물권리운동가들도 장기 수확을 목적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행태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이들은 장기수확용 돼지 배아 개발이 동물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기는 새로운 원인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가능성이 작지만 장기수확용 동물에게서 인간의 뇌가 발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문제다. 로스 교수는 "인간의 뇌가 동물에게서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이 때문에 연구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키메라 기술이 개발되면 췌장은 물론이고 심장과 간, 콩팥, 각막을 비롯해 이식 수요가 높은 장기를 장기수확용 돼지에게서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을 거두더라도 윤리적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연구진이 돼지 배아에 인간 줄기세포를 주입해 면역 부작용 없는 장기를 얻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돼지는 인간 장기와 유사한 크기의 장기를 가지고 있어 동종 이식을 대체할 동물로 꼽혀왔다. (Photo by Carsten Koall/Getty Images)2016.06.06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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