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국회의장…당연히 여당 차지? 제1당 몫?
1988년 이후 역대 국회의장 선거만 15차례<br />여당·제1당 엇갈린 3차례 선거 결과는?<br />여야, 자기 '바람'대로 관례 해석
조영재 기자
cyj117@nate,com | 2016-06-03 08:58:44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20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여야3당이 한쪽에선 치열한 협상을 다른 한쪽에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국회의장직과 주요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연계, 논의를 벌이고 있다. 국회의장직을 어느 정당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알짜배기 상임위원장직의 분배가 이뤄지는 수순의 협상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며 지난 20대 총선에서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의장직에 대해 제1당의 몫이라고 주장하면서 여야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표단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서는 제 1당이니까 국회의장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데, 저도 정치권에 30년 가까이 있었지만 처음 들어보는 주장"이라면서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하는 것이 아니고 여당이 하는 것이 오랫동안 확립된 관례"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그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과거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2002년의) 박관용 전 국회의장 케이스 한 번만 아마 야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맡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엔 여소야대 국면이라도 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온 것이 오랫동안 확립된 국회의 관례"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제1당이 국회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부의장을 지냈던 더민주 중진 이석현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의장을 원내1당이 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누리당이 원내1당이 되기 위해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키려 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자 "인위적으로 복당시켜 1당을 만들어 국회의장을 가져가는 것은 총선 민의를 왜곡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원 구성 협상을 벌이고 있는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에 대해 암묵적 동의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민주는 새누리당을 향해 "자율투표로 국회의장을 선출하자"고 밝히면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 모두 '관례' 또는 '관행'을 언급하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에 역대 국회에서의 국회의장 선출 기준이 어떠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 이후 1988년 5월 30일 개원한 13대 국회부터 2016년 5월 29일 막을 내린 19대 국회까지 총 15차례의 국회의장 선거가 있었고 12명의 국회의장이 탄생했다. 박준규 전 의장은 13·14·15대에 걸쳐 3차례 국회의장을 지냈고 이만섭 전 의장도 14·16대 등 두 차례 국회의장을 역임한 탓에 의장 선거와 역대 의장의 숫자가 일치하지는 않다.
이 때만해도 제1당이 여당인 경우가 많았기에 국회의장 선출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여당이자 제1당에서 국회의장을 배출했다.
여야의 주장은 모두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민주가 주장하듯 제1당이 국회의장직을 차지한 경우가 많았고 새누리당의 지적대로 여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했다.
그렇지만 여야의 주장이 모두 맞지는 않다. 20대 국회 구성과 같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실시된 국회의장 선거는 총 3차례다. 15대 하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했던 1998년과 16대 국회 상 하반기 의장 선출이 이뤄진 2000년과 2002년에는 제1당은 야당이었다.
15대 하반기 국회에선 제3당인 자유민주연합의 박준규 의원이 16대 국회에선 상반기에는 여당이자 제2당인 새천년민주당의 이만섭 의원, 하반기 국회에선 제1당이자 야당인 한나라당 출신의 박관용 의원이 의장이 됐다.
자민련 출신인 박준규 의장의 경우 DJP 연합으로 인해 국회의장이 됐기에 총 두 차례는 집권여당이, 한 차례는 제1당이 됐다.
여소야대 정국인 20대 국회와 비교했을 때 제1당 또는 여당이라고 무조건 국회의장직을 차지하지는 않은 것이다. 즉, 현재 여야 모두 외치는 '관례'는 자기들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꼬일대로 꼬인 원 구성 협상. 여야가 20대 국회에서는 어떤 선례를 만들어낼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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