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 부활의 신호탄 쏜다…"지금은 대변신 중"
출시 이후 처음으로 브랜드 정체성(BI) 변경<br />
김진면 사장·정구호 부사장 영입해<br />
아웃도어 철수 및 새 디자인 대거 선봬<br />
9년 만에 이태원에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26 16:17:36
(서울=포커스뉴스) 2016년은 휠라코리아에 권토중래(捲土重來)의 해가 될까.
지난해 휠라코리아(이하 휠라)에 불어닥친 실적 한파는 매서웠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2012년부터 최근 4년 동안 매출은 줄곧 성장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8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5년 만에 800억원대로 하락했으나 감소세가 10% 내외로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매출만 놓고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2012년 4239억원이었던 매출은 꾸준히 하락하며 지난해 3468억원까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2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07년 휠라그룹을 인수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승승장구하던 휠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해 휠라 측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권토중래의 의미처럼 다시 일어서기 위해 지금 힘을 쌓는 중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휠라 내부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휠라는 지난 10월 '스타일리시 퍼포먼스(Stylish Performance)'라는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BI)을 내세우며 국내 론칭 23년만에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다.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스포츠 시장 재편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 동안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캐주얼 등으로 모호하게 흩어져있던 콘셉트를 스포츠의 핵심인 '퍼포먼스'에 집중해 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휠라 고유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와 우수한 기능성은 유지하되, 트렌디하고 미래지향적인 감각의 디자인을 덧입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식 전환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의도다.
타깃 소비자층도 20~30대로 좁혔다. 기존에는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타깃층이 넓게 분포돼 있어 휠라의 브랜드 정체성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제는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어필해 젊은층에 각인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매출에 도움이 될지라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과감히 정리했다. 오랫동안 운영해 오던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변화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고객들에게 영영 외면 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단행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 4분기에 실적이 부진한 아웃도어 사업을 철수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매장을 정리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대거 늘어났기 때문이다. 휠라로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또한 브랜드 정비를 위해 지난해 제일모직 출신 김진면 사장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사장과 정 부사장은 휠라 아웃도어 사업을 정리하고, 젊고 열정적인 감성을 접목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도시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색감에 에슬레저룩 같은 퍼포먼스 기능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확보해 올 봄·여름 시즌 출시된 신제품은 많은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브랜드 리뉴얼 설명회 당시 공개돼 기대를 모았던 '휠라 오리지날레'도 베일을 벗었다. 오리지날레는 20대 초반 소비자를 공략하며 스트리트 캐주얼을 표방하고 있으며, 같은 콘셉트를 적용한 휠라 언더웨어도 모델 스테파니 리를 기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밖에도 새 BI인 스타일리시 퍼포먼스를 반영해 재탄생한 '휠라 골프'와 '휠라 키즈'도 신제품 출시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를 만나는 중이다.
휠라는 브랜드의 달라진 실체를 고객들에게 다각도로 선보이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유통망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휠라 이태원 메가 스토어'를 오픈했다.
2007년 명동점 폐점 이후 9년 만에 문을 연 서울 지역 단독 직영점인 이태원 메가 스토어는 지상 3층의 약 134평 규모로 심플하면서도 역동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매장 내외부를 구성했다.
앞으로 휠라 이태원 메가 스토어는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이루는 휠라의 대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운영될 계획이다.
휠라 관계자는 "브랜드가 새로운 컨셉트에 맞춰 한층 젊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며 "유통망 강화와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높이고, 젊은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브랜드 위상을 강화, 제2전성기를 열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윤윤수 회장은 이번 변화를 통해 국내 매출을 2020년까지 8000억원대로 끌어올리고,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 3위권에 재진입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최근 몇 년간 사람들의 인식에서 잠시 밀려난 휠라가 대변신을 계기로 올해를 권토중래의 해로 만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휠라코리아가 론칭 23년 만에 브랜드 정체성(BI)를 바꾸고 20~30대를 겨냥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브랜드가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홈페이지도 젊은층을 겨냥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휠라 메가스토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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