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각하'…선진화법 개정 논의는?
20대 국회, 선진화법 유지…개정론 솔솔<br />
더민주 "몇개 보완할 문제 있는것 사실"<br />
국민의당 "다수결 원리 침해 주장 있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26 15:03:51
△ 착석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서울=포커스뉴스) 헌법재판소가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각하 결정을 선고함에 따라 20대 국회에서도 현행 국회법이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26일 주호영 의원 등 19명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심판에서 "기본권 침해의 법적 관련성을 갖추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는 심판 청구가 법률이 정한 일정한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각하 결정을 내린다. 이로써 이번 사건의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근거한 국회의장의 거부권 행사가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이번 선고로 신속처리대상 안건의 지정 요건으로 재적 의원 과반수가 아닌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 역시 헌법49조 다수결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나 향후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 하다.
앞서 이번 사건은 새누리당이 지난 2014년 12월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등의 심사기일 지정(직권상정)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정 의장은 국회법상 직권상정 요건(△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의 요청을 거부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이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에게 요구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주호영 의원 등 당시 새누리당 의원 19명은 해당 조항 등이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의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의 최종 결정과는 별개로 20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국회선진화법은 망국법"이라는 새누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일정 부분 보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으로선 개정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일부 몇 가지 보완할 문제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기 원내대변인은 "어렵게 성사된 법안인 만큼, 또 박근혜 대통령께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있을 때 강권하고 권유해서 통과된 사안"이라면서 "지금으로선 그런 논의를 시작하는 게 별로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선진화법 제정을 주도했던 원혜영 더민주 의원 역시 26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신속처리법안 지정요건을 조금 완화하자'는 주장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원 의원은 "선진화법은 보다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하도록 법 정신을 살리는 것"이라면서 "개선할 것이 있다면 개선해야겠지만 효율을 위주로 국회운영을 생각하는 것은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야 3당 구도에서 캐스팅보터가 된 국민의당은 '국회선진화법은 양당구조에서 탄생한 법이기 때문에 다당제가 되면 선진화법도 개정돼야 한다'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25일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진화법은 다수결의 원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야 3당 체제의 발전만큼 합의가 된다면 선진화법도 손질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역시 25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임기 중 이루지 못해 아쉬운 일 중 하나로 '국회선진화법'을 꼽으며 "선진화법을 사실 마지막 단계에서라도 바꾸고 싶었다. 제가 결자(結者)는 아니지만 해지(解之)는 좀 해드리는 것도 좋겠다고 판단했는데 그것이 물 건너가서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20대 국회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여야가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이면 선진화법으로 인해 잘못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 선고 및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재심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6.05.26 김인철 기자 4.13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착용할 배지가 공개되고 있다. 2016.04.11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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