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 이승만 풍자시 '우남찬가' 작가 민·형사 고발
우남찬가, '세로드립' 이용해 이승만 비판 내용 담은 시<br />
작가 "진보와 보수의 이념 논쟁 떠나 화합의 장 만들고자 했을 뿐"<br />
자유경제원 "장씨 의도적으로 행사 방해하려 한 것"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24 10:57:40
△ 우남찬가 작가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3월 개최된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우남찬가'라는 시로 입선했다가 뒤늦게 시의 내용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하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입선이 취소되는 해프닝을 낳았던 작가 등이 자유경제원으로부터 민·형사 고발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오후 22시 30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자신이 우남찬가의 저자 장모씨이며 자유경제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장씨는 이 글에서 "지난 11일 서울 마포경찰서로부터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았으며 17일에는 서울 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소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자유경제원은 장모씨를 위계에의한업무방해·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또 자유경제원은 서울 중앙지법을 통해 장씨에 위자료 5000만원과 업무지출금 699만6090을 합쳐 모두 5699만6090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유경제원은 "장씨가 쓴 우남찬가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 다른 사실에 기초했으며 자신이 해석한 주관적인 의견에 기반하고 있어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공모전의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됐다"며 "장씨의 공모전 이후 행적을 살펴보면 의도적으로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시를 짓고 응모한 것이 명백하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인해 자유경제원은 명예와 위상이 추락했으며 무엇보다 시 공모전을 매년 주최해 우리 사회의 균형적인 여론에 기여하고자 했던 의도가 물거품이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장씨는 공모전이 개최된지 한달여가 지난 시점인 지난달 3일 루리웹에 자신이 이승만 시 공모전에 입선한 사실을 밝히며 시의 전문을 올린 바 있다.
이후 해당 시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이 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 시의 각 행 앞글자만 읽으면 '한반도분열', '국민버린도망자', '친일인사고용민족반역자' 등으로 읽을 수 있다.
또 우남 찬가 이외에 당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To the Promised Land’라는 시 역시 각 행의 첫 글자만 모으면 ‘NIGAGARA HAWAII(니가 가라 하와이)’라고 읽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역시 파장을 낳았다.
자유경제원은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4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논란이 된 두 편의 시의 수상을 취소하고 법적 조치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장씨는 "세로드립이라는 문학적 장치를 활용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양극의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승만 선생의 명암을 한 작품에 담는 구성을 통해 칭송과 비판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며 "진보와 보수의 이념논쟁을 떠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경제원은 우남찬가의 작가 장씨 이외에도 'To the Promised Land'를 쓴 이모씨도 같은 명목으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현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 변호를 요청한 상태다.23일 오후 22시 30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자신이 우남찬가의 저자 장모씨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자유경제원으로부터 고소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지난 3월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 입선작 우남찬가 전문. 세로로 읽으면 '한반도분열', '국민버린도망자', '친일인사고용민족반역자'등 문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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