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여성혐오 살인 사건 추모집회 '살아남았습니다, 미안합니다'
강남역 10번 출구서 피해자 추모집회 열려…500여명 참여<br />'언론은 피해자 성별보다 가해자 성별 기재하라' 서명 받기도
이영진 기자
refilllyjin@naver.com | 2016-05-21 19:37:43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강남 여성혐오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침묵 행진이 이어졌다.
21일 오후 5시30분쯤 인터넷 카페 '강남역추모집회' 주최로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출구 뒤에서 '여성대상 혐오범죄 피해자 추모행진'이 열렸다.
이날 추모행진은 주최측·경찰추산 500여명이 모여 피해 여성의 명복을 기리는 의미에서 침묵하며 피해장소에 들러 묵념하고 강남역 10번 출구로 오는 방식으로 30분쯤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하얀 우의와 마스크를 쓰고 A4용지에 '오늘 살아남은 나는 당신을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 미안합니다' 등 피해자를 추모하는 글을 적어든 채 침묵하며 거리를 걸었다.
'여성혐오를 혐오합니다', '여성의 옷은 범죄 사유가 될 수 없다' 등 이번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임을 주장하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이번 행진을 주최한 카페 관계자는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혐오 범죄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진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친구와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최모(23·여)씨는 "희생자가 나이가 같아 사건을 떠올리면 아찔하다"며 "피해자가 다음 생에선 부디 이런 아픔이 없길 바란다"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참가자들은 행진이 끝나고 언론 기사 제목과 내용에 피해자 성별을 강조하지 않고 가해자의 성별을 기재하라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추모집회에 참가한 김모(26·여)씨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정신질환자의 일탈이 아닌 사회 전체에 쌓인 여성 혐오 분위기가 터져나온 것"이라고 의견을 전하며 "앞으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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