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엔 청와대가 안보인다"…구글, 한국 지도 규제 비판
WSJ 보도…"북한·중국보다 더하다"<br />
'낡아빠진' 국가보안법이 문제<br />
"박대통령의 말뿐인 '규제 기요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18 17:39:53
△ [그래픽] 주요국 구글맵 서비스 현황
(서울=포커스뉴스) "구글맵에는 청와대가 안 보인다" "북한·중국보다 더하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한국 정부의 지도 서비스 규제에 강력 항의하고 나섰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한국의 국가보안법이 충분한 구글맵 서비스 제공을 가로막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국가보안법이 한국 기업에 '불공정한' 이익 가져다줘
구글은 특히 한국에서 북한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제정된 국가보안법을 두고 "낡아빠진(outdated) 데다 불공정하다"고 날을 세웠다.
구글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도 서비스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지도만을 사용한다. 여기서 발전소와 군 시설, 정부기관 등 민감한 설비는 흐릿하게 처리돼 있거나 다른 시설물로 위장돼 있다.
한국은 중국·러시아와 함께 구글이 검색엔진에서 1위로 자리매김하지 않은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다. 현재 한국에선 네이버가 검색과 지도 서비스 부문에서 선두주자다.
구글 측은 한국의 국가보안법이 국내기업에 불공정한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입장이지만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가보안법의 목적은 국가 안보에만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 "북한·중국보다 더하다"
구글은 구글맵 서비스 규제에서 한국보다 북한과 중국이 더 낫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예컨대 구글 지도 서비스로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핵시설이 있는 평안북도 영변까지 자동차 운전경로를 검색하면 교통체증이 없을 때 1시간 8분이 소요된다고 나온다.
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 운전경로를 검색하면 "경로를 찾을 수 없다"는 오류 메시지가 뜬다.
지난 202년 구글은 중국 당국의 검색 검열 정책을 문제 삼아 현지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후 중국 당국은 본토에서 지메일과 구글 사이트를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한국에서 제공되는 구글맵 서비스에선 3D 지도와 자동차 운전경로, 실시간 교통상황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중교통 정보만 제공된다. 이는 미국·영국·프랑스는 물론 러시아·중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규제다.
◆ '규제 기요틴' 외치는 박 대통령, 구글맵 규제는 그대로 둬
구글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기요틴'이 말 뿐에 그친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조선·석유 산업의 침체를 상쇄하기 위해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등 규제철폐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의 재임기간 동안 구글맵 규제 부문에선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구글측은 18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구글맵 서비스 규제에 관한 우려를 표명했다.해외에서 제공되는 구글맵에선 청와대가 보이지만 한국에서 제공되는 구글맵에선 청와대가 흐릿하게 처리된다. 왼쪽부터 구글맵 글로벌, 구글맵 한국, 네이버가 제공하는 청와대 항공 사진 비교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에서 제공되는 구글맵 서비스에선 3D 지도와 자동차 운전경로, 실시간 교통상황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중교통 정보만 제공된다. 이는 미국·영국·프랑스는 물론 러시아·중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규제다. 2016.05.18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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