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1차 정기 수요집회…"공점엽·이수단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서 정기 수요집회 개최<br />
17일 별세한 두 위안부 할머니 추모하는 시간 마련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18 15:40:11
△ 남은 위안부 피해자는 42명
(서울=포커스뉴스) "끝내 일본 정부의 배상과 사죄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으신 두 위안부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18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로'는 추모의 물결로 뒤덮였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제1231차 일본군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를 열고 17일 별세한 공점엽·이수단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집회는 세상을 떠난 두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는 묵념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조계종 고금 스님이 북을 울리며 기도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집회에 참석한 학생과 종교계 인사 등 300여명은 조용히 눈을 감은 채 할머니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오랜만에 수요집회 현장을 찾은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79) 할머니도 먼저 간 두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어루만지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또 동티모르 출신 인권활동가 이네스 알메이다 여사도 참석해 위로의 인사를 건넸다.
이날 사회를 맡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2년간 병상에서 지내시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했던 공점엽 할머니와 평생을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셨지만 결국 먼 이국땅 중국에서 눈을 감으신 이수단 할머니 두 분이 부디 편히 눈을 감으셨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조계종 혜찬스님도 "두 분 할머니가 일본 정부로부터 배상도, 사죄도 받지 못하고 가신 것에 가슴이 아프다"며 "불교계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자리든 동참할 것을 굳게 약속한다"고 밝혔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할머니들은 전쟁 중 위안부로 살았던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도 누구보다 열심히 평화와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셨던 분들이다"라며 "연대로서 지치지 않고 이 거칠고 투박한 싸움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두 분 할머니를 진정으로 추모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연대를 확대해 전쟁으로 상처를 입은 여성들의 인권이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집회는 현장을 찾은 경기 부천 중흥고·서울 건대 부속고·경기 의정부 송양고 등 학교 학생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향해 전하는 자유발언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공점염 할머니는 지난 17일 오후 5시10분 전라남도 해남에서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20년 무안에서 태어나 16세에 일본으로 끌려간 공 할머니는 1943년까지 위안부로 살다가 1945년에야 귀국할 수 있었다.
이후 공 할머니는 2002년부터 정대협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해남지역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17일 오후에는 이수단 할머니도 공 할머니를 따라 헤이룽장(黑龍江) 성 둥닝(東寧)현의 한 양로원에서 지병으로 운명했다.
1921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19세에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으로 끌려간 이 할머니는 일본군에 붙잡혀 아성 위안소 등지에서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다.
이 할머니는 전쟁이 끝난 뒤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는 등 소식을 전해왔으나 끝내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42명으로 줄었다.(서울=포커스뉴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3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의자 위에 지난 17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이수단(왼쪽), 공점엽 할머니의 영정사진이 놓여져 있다. 2016.05.18 이승배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왼쪽) 할머니와 동티모르 출신 여성활동가 이네스 알메이다가 '제123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2016.05.18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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