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단상]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한 이유

신동주, 또 아버지 동영상 앞세워 '여론전' 나섰지만<br />
재계선 "경영권 분쟁 일단락"<br />
'성년후견인 조속 지정' 여론 높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13 17:27:21

△ 신격호_일본_사이트.jpg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이 "120세까지 일할 수 있다"고 말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달 16일 정신건강 검증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또다시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다 꺼진 경영권 분쟁 불씨’를 억지로 되살리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1일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라는 일본어 웹사이트에 '롯데 창업자 신격호 회장 인터뷰, 근황에 대해서'라는 인터뷰형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94세가 됐는데, 아직 건강해 보인다'라는 질문을 받고 "120세까지 일할 생각인데, 욕심쟁이인가"라고 답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 신동주, 아버지 동영상 앞세워 또 '여론전'…반응은 싸늘

신 전부회장이 아버지의 정신감정 입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여론전에 불을 지필 모양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영상을 두고 오히려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동영상에 등장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복장과 장소 등은 지난 1월 촬영되어 2월 10일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공개한 '후계자는 장남' 동영상과 동일하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또 지극히 제한된 공간에서 연출된 동영상을 이용해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증명하려 했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영상 속 신 총괄회장은 직접 출석했던 성년후견인 1차 심리 당시 했던 말들을 번복하며 다소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건강상태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한국에 있으신데 최근 걱정이 되는 것은 있는지"라는 질문에 북한의 미사일 등 안보 정세에 대해 이야기하다 돌연 기업가 정신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등 편집된 영상에서 조차 초점이 흐린 모습으로 질문의도에 다소 비껴간 답변이 등장한다.


신 총괄회장은 오는 16일 성년후견인 지정여부 판단을 위한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한다. 서울가정법원이 정한 본래 입원일자보다 약 2주 연기된 날짜다.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 측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며 임시후견인 지정 또는 신 전 부회장 측을 접근 금지 신청까지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재계에서도 신 전부회장 측이 6월 예정되어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까지 최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미루려는 의도라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 일단락…'성년후견인 조속 지정' 여론 높아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지난 3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당시 불과 40분만에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완패를 당한 입장에서,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은 상당한 압박일 수 밖에 없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일본어 웹사이트에 신 총괄회장의 동영상을 잇달아 올리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 롯데 OB모임을 가지는 등 종업원지주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설득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해 7월, 기자회견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대부분 끊어냈고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는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게다가 지난 일본 임시주주총회 승리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사실상 마무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분쟁이 일단락 됐으며 사실상 신동빈 회장 체제로 롯데그룹이 재편됐다는 평가는 재계에서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롯데그룹의 신뢰도와 기업명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소모적인 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의 조속한 마무리가 반드시 선결되어야 한다.

오는 16일로 연기된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또다시 미뤄진다면 성년후견인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의 주주가치와 기업활동에도 피해가 갈수 밖에 없다.

올해도 역시 어두운 경기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사업에만 주력해도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운 시기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문제를 속히 마무리하고 롯데그룹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2월9일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라는 일본어 웹사이트(http://www.l-seijouka.com)에 ‘롯데 창업자 신격호의 롱(긴) 인터뷰’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서울=포커스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출석 후 휠체어를 타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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