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운호 게이트' 최 변호사, 체포 전 브로커 이씨 접촉…왜?
본지 입수 녹취록서 최 변호사·이씨 접촉 정황 포착<br />
최 변호사 체포, 브로커 이씨 검거 단초될 수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10 15:17:25
△ 검찰, 네이처리퍼블릭 압수수색
(서울=포커스뉴스)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최모(46) 변호사가 검찰 체포 전 브로커 이모(56)씨와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검찰 체포 전 이씨와 꾸준히 접촉해왔다.
녹취록에 등장한 인물은 최 변호사의 최측근이자 사실혼 관계로 알려진 이숨투자자문 이모(44) 전 이사다.
녹취록에서 이 전 이사는 "(브로커) 이씨와 연락이 다 된다"면서 "이씨가 전주에 있고, 전주에서 서류를 다 보내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이씨가 조만간 자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라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 중"이라는 이씨의 근황까지 이야기한다.
이씨와 최 변호사가 최근까지 꾸준히 접촉하면서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했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검찰이 9일 최 변호사를 긴급체포한 장소도 이같은 의혹을 방증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9일 오후 최 변호사를 전북 전주에서 긴급체포했다.
최 변호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이 전 이사가 브로커 이씨의 도피처로 언급한 곳이 바로 전주다.
최 변호사가 이씨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위해 전주를 찾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변호사와 이씨의 접촉 여부는 향후 검찰 수사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두 사람 모두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관련 전방위 로비 의혹에 핵심 인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력 역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
검찰은 최근 브로커 이씨를 검거하기 위해 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최 변호사와 잦은 접촉을 한 이씨를 검찰에서는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는 대목에서 대중의 질타를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변호사와 정 대표 사이 거액의 수임료 논란은 지난달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정 대표가 수임료 반환문제를 두고 최 변호사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 변호사의 고소로 공론화된 사건은 이후 법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그 몸집을 키웠다.
먼저 논란이 된 것은 거액의 수임료였다. 처음 알려진 수임료는 20억원 수준이었지만 확인 결과 당초 정 대표가 최 변호사에 약속한 수임료는 50억원에 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A부장판사에게 사건을 배당해 2심에서 풀려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심모 부장검사에게 구형량을 낮춰달라고 요청하는 등 법원과 검찰 등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있다.
최 변호사를 향한 의혹의 시선이 이어지자 최 변호사 측은 H변호사를 도마에 올렸다.
정 대표 접견 당시 그가 직접 적은 이른바 '8인 리스트'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정 대표가 직접 적었다는 로비스트 명단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H변호사다.
검사장 출신 H변호사는 정 대표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원정도박 사건 담당 변호사다. 이 때문에 그가 전면에 나서 정 대표 구명 운동을 벌여왔다는 의혹이 일었다.
브로커 이모씨 역시 정 대표 관련 법조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씨는 정 대표의 지인 중 하나로 적극적 구명활동을 벌였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말 정 대표의 항소심 담당 판사와 저녁식사를 한 인물이 바로 이씨다. 당시 이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B부장판사를 불러 저녁식사를 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당시 B부장판사는 이날 저녁식사 도중 정 대표 사건을 처음 접했다.
이후 B판사는 해당 사건이 자신에게 배당됐다는 사실을 알고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재배당을 요구했다.
이씨가 부장판사조차 모르고 있던 사건을 먼저 알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정 대표 관련 의혹은 사건을 수사한 경찰부터 항소심에서 구형량을 낮춘 검찰, 1심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한 재판부까지 전방위로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이날 최 변호사를 집중 수사해 각종 의혹에 대해 규명할 방침이다.
또한 최 변호사와 브로커 이씨의 접촉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이씨 검거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네이처리퍼블릭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입문을 신문, 플래카드 등으로 막고 있다. 2016.05.03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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