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살린다' 는 정부 구조조정 방향 문제없나 …중소형 및 친환경 선박 수요 예측 못해
2020년, 선박에 대한 新규제 도입<br />
정부는 중소형 조선사 정리하는 방향으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5-10 13:37:32
△ 평균중고선거래선령하락.jpg
(서울=포커스뉴스) 정부가 대형 3개 조선사(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를 중심으로 국내 조선업계를 재편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선박 수요에 큰 영향을 주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의 규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어 최근 정부가 그리고 있는 조선업 구조조정은 향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10일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여러 차례 조선업 분석보고서를 내고,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 방향이 세계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애널리스트가 최근 낸 '한국 조선업의 수용력(Capacity)은 부족하다'란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선박 연료에 대한 규제가 적용된다. 황 함유량이 0.5%이내로 제한되는 선박 연료 규제로, 이 규제가 적용될 경우 운항 중인 중고선 가격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를 자극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미포조선은 2012년 최초로 에코십(Eco-ship)이 검증돼, 최근 한국 조선소들로부터 에코십 인도량이 늘어났다"며 "전 세계 선박 수요는 '연비'와 '규제' 중심으로 재편돼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그는 중소형 및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이에 맞는 산업구조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10년 간 중국 경제성장 속도가 빨랐을 때는 한번에 많이 싣고 갈 수 있는 대형선박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중소형 선박 교체시기가 짧아졌고, 조금씩 실어 나를 수 있는 중소형 선박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 올해 들어 중고선박의 평균 거래선령은 11년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평균 해체선령도 23년9개월로 지난해보다 3년 가량 낮아졌다. 중고 선박을 대체할 신규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전 세계 선박 2만6000척 중 중소형 선박 시장은 1만3000척이다. 이중 선령 15년 이상의 노후선은 4121척이다. 수주잔고 1046척을 제외해도 3075척의 교체수요가 있는 시장이라는게 박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연간 인도량이 300척 규모라고 생각하면 이 시장은 10배나 큰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대형 3사 중심으로만 큰 그림을 잡은 상태다. 시장 수요와 구조조정 방향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소형 조선사(SPP·대선·성동·STX조선)의 정리로 가닥을 잡았으며, 대선과 SPP조선은 거의 정리가 막바지 단계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선박 수요 전망에는 선박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IMO 규제가 반영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고 "중소 조선소들을 중심으로 중소형 선박의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게 되면 한국 조선업의 선박 수주 점유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평균 중고선 거래 선령.평균 중고선 해체 선령.한국 선박 인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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