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대량 구조조정 현실화…“이미 시작된 인력감축”
현대중공업·대우조선, 3천여명 인력감축 현실화<br />
삼성중공업, 구조조정 피할 수 없을듯<br />
해양플랜트 중심 협력업체 직격탄…올 2만명 일자리 잃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5 15: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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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조선업계의 인력 감축 움직임이 현실화되면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는 올해 인력 감축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올 1분기 업계 수주량이 단 3척에 그치는 등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른 조치다.
2014년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약 3000여명에 달하는 감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과장급 직원과 근속연수가 긴 여직원 등 13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 권오갑 사장이 "인위적 인력감축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감원바람은 잦아드는 듯 했지만 악화일변도로 치닫는 조선업 불황 앞에 추가적인 감원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달 4일 임단투 출정식과 상경 투쟁 등을 통해 구조조정 반대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노조는 “현재 회사로부터 구조조정 진행방법, 내용과 관련한 그 어떤 공식 통보도 받지 않았다”며 “노동조합의 공식입장은 부실경영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들만 구조조정으로 내보내는 방식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이미 1000여명이 회사를 떠난 대우조선해양 역시 자체 인력 3000여명을 비롯한 총 1만2000여명을 감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2019년까지 이같은 인력감축 계획을 마무리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정부가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그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특히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조직 이동을 통한 '우회 감원'이 동원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서울 본사 인력 중 해양플랜트 관련 부서 직원 등은 올 상반기 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로 이동한다. 본사 직원 550여명의 절반에 달하는 250여명의 인력이 대상이다. 대우조선 측은 이 같은 조치가 해양플랜트 적기 인도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생활권을 옮겨야 하는 직원들은 사실상 권고사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이후 임원을 112명에서 83명으로 29명 줄였다. 특히 4분기에도 별다른 수주 소식이 없는 등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라는 든든한 모기업이 있는 삼성중공업이지만 전망이 보이지 않는 조선사업을 지켜볼 수많은 없을 것”이라며 “다른 조선사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선소가 밀집한 경남 거제·울산을 기반으로 한 협력업체들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의 '조선·해양 부문 외주협력사 인원'은 2014년 말 대비 올해 1분기 약 3000명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삼성중공업 노조가 거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달라 요구한 것도 절박한 상황을 설명해준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올해 중 대규모 실직 사태가 현실화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해양 부문의 수주가 전무하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2014년 11월 이후 세계 시장에서 발주가 중단된 상태로 올해도 발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추가 발주는 커녕 인도 취소나 연기를 더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약 2만여명에 달하는 해양플랜트 하청 노동자들이 당장 일자리를 찾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17기 중 9기, 대우조선해양은 17기 중 8기, 삼성중공업은 24기 중 5기를 선주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이 작업물량이 인도 된 이후에 남게 될 인력들이 재배치될 발주물량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크가 빈다는” 표현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양플랜트 협력사 직원들의 타격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고정식 해양플랜트인 아쿠툰다기 플랫폼. 2016.01.22 송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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