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가' 띄우고 '올레' 지운다 …브랜드 전략 수정

업계 "브랜드 전환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도 염두해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8 16: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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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KT가 지난 7년간 사용해온 브랜드 ‘올레(olleh)’를 ‘KT(Korea Telecom)’와 ‘기가(GIGA)’로 대체하고 있다. 회사 고유명인 KT와 황창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기가를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새로 출시하는 상품에서 올레 브랜드를 빼고, 기가와 KT로 채우고 있다. 기존 상품명이나 매장에서도 올레라는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빼기로 했다.

KT는 가장 먼저 서울 광화문 KT 본사 1층에 위치한 ‘올레스퀘어’를 ‘KT스퀘어’로 변경했다. 강남에 위치한 ‘올레에비뉴’도 ‘KT에비뉴’로 바꿨다. KT 가입자들에게 각종 부가 혜택을 제공하는 ‘올레 멤버십’의 명칭 역시 'KT 멤버십'으로 바꿨다.

올레 기가 사물인터넷(IoT)은 기가 IoT로, 올레 기가 UHDTV는 기가 UHDTV가 됐다. 결합상품 구성원들이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올레 패밀리박스'도 'KT 패밀리박스'로 바뀌었다.

휴대폰 좌측 상단에 표시되는 이통사 로고도 올레의 트레이드마크인 동그라미 대신 KT로 순차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KT에 출입하는 회사 스티커도 올레마크 대신 기가 와이파이 모양으로 전환하고 있다. 업계는 KT가 올레 지우기 작업을 5월 초 마무리 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에서는 이같은 브랜드명 변화를 KT 본연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올레 브랜드 명칭을 인위적으로 바꿀 계획은 없다”면서 “올레는 이미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홍보의 필요성이 적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KT는 올레닷컴이나 올레샵 등 올레 브랜드가 들어간 명칭의 일부는 남겨둘 방침이다.

하지만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명칭 변경을 ‘전임 회장 흔적 지우기’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황창규 회장의 전임인 이석채 회장 때도 당시 브랜드였던 ‘쿡앤쇼(Qook&Show)’를 올레로 통합 변경한 사례가 있었다.

업계관계자는 “올레가 이 전 회장의 대표적 브랜드였던 만큼 이제는 황 회장이 강조하는 기가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회장이 바뀔 때마다 이뤄지는 브랜드명 전환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리더의 경영 방침을 나타내기에는 효과적이지만 브랜드를 바꿀 때마다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한번 바꾸면 소비자들은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하려는 노력에 이어 새로운 브랜드에 익숙해지기까지의 학습비용, 기업의 입장에서는 서비스나 제품명을 전환하기 위한 재무적인 비용 등이 든다. 이해관 kt 새노조 전 위원장은 “브랜드를 바꾸면 3만명 정도 되는 KT 직원 명함, 400여 개의 전화국 간판, 차에 붙이는 회사 스티커 등을 다 바꿔야 한다”며 “브랜드 명을 자주 바꾸는 것은 단기적 관점에서의 경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브랜드명을 바꿀 때는 전환비용대비 각인효과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마케팅업계 전문가는 “브랜드를 한번 바꾸면 소비자들에게 각인이 될 때까지 무한정 인지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호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 역시 “돈을 들여 계속 광고를 하면 사람들은 브랜드에 익숙해질 것”이라며 “그로 인해 기업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데 있어서는 긍정적인 만큼 최근 지원금 축소로 인한 마케팅 여력을 브랜딩에 쓸 만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지난달 '올레스퀘어'에서 명칭이 바뀐 'KT스퀘어'. 2016.04.25 왕해나기자 e2@focus.co.kr휴대폰 좌측 상단에 표시되는 로고도 올레에서 KT로 바뀌었다.이석채 전임 회장은 당시 브랜드였던'쿡앤쇼'를 '올레'로 변경했었다. 2016.04.25 왕해나기자 e2@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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