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어의 역' 연출 기국서 "연극 41년 하다보니 배우가 궁금해졌어요"

극단 76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내달 8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서 공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7 17: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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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영화배우 겸 연극연출가인 기국서가 극단 76단의 창단 40주년 기념 첫 번째 공연인 '리어의 역' 연출을 맡아 실험적인 연극을 선보인다.

연극 '리어의 역'은 리어왕을 30년간 연기하고 치매에 걸려 은퇴한 노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원작 속 리어왕처럼 노배우의 세 딸과 40년을 함께한 광대 역의 배우가 곁을 지키고 있다.

기국서 연출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 '리어의 역'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리억의 역'을 노배우의 1인극으로 만드려고 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놨다.

그는 "최근 세상을 떠난 노배우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나이 든 배우들의 감회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치매로 돌아가셨는데 치매란 도대체 어떤 정신인가. 어떤 새로운 세계가 보이는 것은 아닐까 궁금했다. 그래서 노배우가 치매에 걸렸다는 설정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리어의 역을 1인극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광대역이 극에 들어왔다. 2인극으로 하면 비현실적으로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어왕의 세 딸을 현실에 맞게 등장시키게 됐다"고 덧붙였다.


'리어의 역'에는 극단 목화레퍼토리컴퍼니에서 오랜 시간 작업하고 '해롤드 앤 모드'에서 최근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홍원기가 출연한다. 홍원기는 광기 어린 리어의 모습과 현실과 환각의 사이를 오가는 노배우의 모습을 오가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극중 주인공과 40년간 무대를 함께 한 광대 역은 중견연기자 김왕근이 맡았으며 큰딸과 작은 딸로 등장하는 중견연기자 밝남희, 고수민과 더불어 김태라, 황보란 등 젊은 연기자들이 함께한다.

'리어의 역'에 등장하는 '광대'역은 개그맨 리마리오가 출연했던 '리어왕' 공연을 했을 때의 경험을 토대로 탄생한 인물이다.

기 연출은 "개그맨이 무대에 올라 웃기는 동작을 해도 관객들이 안 웃는 걸 느꼈다. 리어왕의 테마가 워낙 무겁기 때문이다. 광대가 아무리 웃기게 해도 관객이 편히 웃을 수 없겠구나 라는 걸 느꼈다. 광대 입장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관객들이 안 웃었다는 게 좀 놀라웠을꺼라고 생각해봤다"고 설명했다.

극단 76단은 기주봉, 윤제문, 성동일 등의 연기파 배우와 박근형, 김낙형 등 굵직한 연출가들이 거쳐간 극단이다. 하지만 40주년 기념 공연에는 76단 대표 배우들이 아닌 홍원기와 김왕근 배우가 출연했다.

기 연출은 "극단 생활을 하면 식구들을 먼저 챙기게 되어 있다. 물론 처음에는 극단 출신 배우들을 생각했다. 스케줄이 많아서 여의치 않았다. 오히려 연출가 입장에서는 가벼워졌다. 좋아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연극과 연기를 많이 봤던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기 연출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연극 '리어의 역'을 레퍼토리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은 '리어의 역'을 레퍼토리화 하고 싶다. 두 번째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 엄청 웃기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개막한 연극 '리어의 역'은 오는 5월8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후 76단의 40주년을 기념하는 76단 출신의 후배 연출가들과 함께 릴레이 공연을 진행하며 6월1일부터 5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재공연된다.영화배우 겸 연극연출가인 기국서가 극단76단의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으로 연극 '리어의 역'을 연출했다.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 연극 '리어의 역'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 연극 '리어의 역' 프레스콜을 마친 뒤 배우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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