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현대상선보다 자율협약 진통 더 클 듯

비협약채권 비중 크고 얼라이언스 붕괴 직전<br />
손실 불가피한 대한항공 추가 지원 여부도 불투명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5 11:06:48

△ 한진해운, 오늘 채권단 공동관리 신청

(서울=포커스뉴스) 한진해운이 지난달부터 채권단과의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보다 채무조정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더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조정하기 어려운 비협약채권 비중이 크고 한진해운이 속해 있는 CKYHE얼라이언스의 경우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별도기준 한진해운의 차입금은 약 5조6000억원인데 이 가운데 비협약채권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협약채권의 경우 채권자가 채권단의 협약 없이 원리금과 이자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비협약채권의 비중이 크면 채권단의 결의가 큰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과거 비협약채권 비중이 큰 건설사의 경우 곧바로 법정관리로 가는 사례가 많았다.

한진해운의 또 하나의 악재는 소속 얼라이언스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CKYHE얼라이언스가 일부 회원사의 이탈로 스스로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운사들은 동맹을 맺어 운임과 노선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이러한 동맹을 맺지 않으면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하다. 용선료 인하 등 과제가 산적한 마당에 소속 얼라이언스가 없다면 장래 경쟁에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대주주인 대한항공의 지원 가능성도 변수다. 한진해운은 지난 22일 채권단 자율협약(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신청했다. 6월에 만기도래하는 무보증사채 1900억원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자율협약을 신청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진행한다고 해도 대주주의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추가 지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난해 말 장부가 기준으로 4448억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주식을 LA소재 월셔 그랜드호텔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진인터네셔널의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 한진해운 주식가치가 떨어지면 대한항공은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할 상황이다.

또, 보유한 한진해운의 영구채 2200억원의 손상처리가 불가피하고 한진해운 영구교환사채 차액정산계약에 따른 1571억원의 부담도 떠안고 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채권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D’까지 떨어졌지만 ‘B-’ 등급인 한진해운 살리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며 “합병이든 뭐든 정부 차원의 대책에 비협약채권 처리 문제도 포함돼야 하는데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한진해운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 금융기관에 채권단 공동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예정된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1층 로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16.04.25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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