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980년대 중반 저유가 흐름, 다시 올 수 있어"
"1980년대 중반 하락기 원유시장 여건 최근과 유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4 13:00:11
(서울=포커스뉴스) 1980년대 중반 이후 저유가 기조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약 1년7개월 동안의 유가 하락세와 1980년대 중반 하락기의 원유시장 여건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24일 한국은행은 ‘1980년대 중반과 금번 유가하락기의 원유시장 여건 비교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1980년대 중반 하락기를 거친 뒤 장기간 낮은 수준에서 맴돈 것과 같은 흐름이 앞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유가가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 감소와 OPEC 생산 동결 기대로 점차 오를 것으로 전망되나 이란의 원유생산 확대와 달러화 강세 전망, 유가상승시 셰일가스 생산 증가 가능성 등으로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또 비OPEC 투자의 생산파급시차가 짧아진데다 유가관련 선무거래 등 금융 측 영향력이 커져 이에 따라 유가가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2014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급속하게 진행된 국제유가 하락기가 1985년12월부터 1986년 7월까지의 하락기와 시장 여건에서 공통점을 보인 점을 토대로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공급측면에서 보면 1980년대 중반과 최근 모두 유가하락기 진입 전 비 OPEC의 원유생산이 급증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고유가에 따른 채산성 호전으로 생산비용이 높은 북해산 원유가 최근에는 세일오일 등이 재료로 작용했다.
1980년대 중반 북해지역을 중심으로 비 OPEC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OPEC 시장점유율이 줄었다. OPEC 산유국은 시장점유율이 줄어들자 생산량 조정합의를 포기하고 점유율 확보 경쟁에 들어간 양상도 닮은꼴이다. 유가급락 이후 OPEC의 감산협의 시도가 있었으나 정치적 대립과 OPEC의 시장지배력(유가조정 능력) 약화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요측면에서는 1980년대 중반과 최근 하락기 전부 유가 급락 뒤 세계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원유수요 증가세가 둔화됐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1984년 4.7%에서 1986년 3.7%로 떨어졌다. 원유수요 증가율은 시차를 두고 점차 낮아지다 1988년부터 빠르게 하락했다. 최근 역시 신흥국 성장둔화로 세계경제 회복이 더딘 걸음을 걷고 있다. 원유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1.8%이었다. 올해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측면에서는 양 시기 모두 유가급락 앞뒤로 달러화 가치가 꾸준히 올랐다. 1980년대 중반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1979년 2차 오일쇼크로 인한 고물가에 고금리 정책으로 대응했다. 이에 달러 가치는 1980년 초에 비해 1985년 플라자 합의 이전까지 93% 절상됐다. 이후에도 달러 강세는 지속됐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뒤 주요국 정책금리가 제로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로 달러화 가치는 2014년 중순부터 오름세를 타 2016년 1월까지23% 절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차이점도 있었다. 1980년대 중반에 비해 유가 급락 이후 채산성 악화에 따른 비 OPEC의 생산량 감소폭이 컸다. 비 OPEC 투자의 원유생산 파급시차도 짧아졌다. 셰일가스는 다수의 미완성 유전이 있어 유가 상승시 비 OPEC의 원유 생산이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과거보다 빠르게 늘 수 있다. 설물시장 거래도 크게 늘어 달러화와 유가의 관계도 더 밀접해졌다.국제유가 추이&과거 유가하락 기간 및 등랄률 비OPEC의 산유량과 유가&북해·멕시코만 지역의 원유생산량 비OPEC의 산유량과 유가&북해·멕시코만 지역의 원유생산량 1980년대 이후 세계성장률 및 원유수요 증가율&2004년 이후 세계성장률 및 원유수요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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