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골든타임-해운] 정부 고강도 압박…한진해운도 '위태'
이르면 주말,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방안 집중 논의될 것<br />
현대상선 이어 한진해운 구조조정 1순위 지목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2 16:08:59
△ 현대_유니티호.jpg
(서울=포커스뉴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압박을 넣자 국내 해운업의 기둥인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도 고강도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말, 청와대 서별관회의(비공개 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정치권도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하고자 여야정(與野政)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되고 있는 해운업은 재무개선을 위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해운업은 지난 2000년대 중후반 중국의 물동량 증가로 큰 호황을 누렸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물동량이 감소하며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지난 10년간 경영 악화로 최신 선박을 갖추지 못해, 해외 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다음달 4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는 지난달 18일 감자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한데 따른 결과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5조76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순수 운영자금은 이를 넘는 5조7855억원을 사용했다. 이 비용에는 해외 선주들에게 빌려 쓴 배 값, 2조원에 달하는 용선료가 포함됐다.
이에 현대상선은 이달 말을 목표로 외국 선주들을 찾아다니며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협상 과정에서 용선료를 20~30% 정도 깎는 대신 인하 분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 등 대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를 20~30%만 인하해도 매년 2000억원 가까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대상선과 해외 선주 간 용선료 협상 결과는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실패하고 7월까지 사채 만기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 경우 당초 6일로 예정된 거래 재개는 불투명해진다.
한진해운 역시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7000억원 규모의 은행 부채에 대한 만기가 연장돼, 용선료 협상은 지속할 수 있지만 자구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사재출연을 비롯해 자산 매각·인력 구조조정 등이 모두 담긴 자구 계획을 본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1조7000억원 규모의 전용선 부문을 매각하고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다. 지난달에는 한진그룹의 지원을 받아 신종자본증권 2200억원을 발행했다. 한진해운은 벌크 전용선 사업부,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부산 신항만 터미널 지분, 영국 런던 사옥, 한진 상표권 등을 매각하며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현재 정면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부채를 진 산업은행 등에 불만을 드러내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금융권, 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강력한 리더십으로 구조조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중국~한국~러시아 신규 컨테이너 노선에 투입되는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 유니티’호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