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포커스人] 박정 "파주, 싱가포르 같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

여당 사무총장 꺾어 화제…'안보'에서 '경제' '교육' 카드 주효<br />
"파주 시민들, 박정과 미래 함께하겠다고 선택해줘"<br />
"시민들 마음 여는데 오래 걸려…계속 열어주시게 노력"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2 06:00:44

△ 질문 경청하는 박정

(서울=포커스뉴스) "경제가 결국은 안보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경기 파주을)은 20일 파주의 미래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주는 국토분단의 비극이 고스란히 남겨있는 판문점이 위치하는 등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다. 이 때문에 '안보'가 그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곳이다.

그런데 20대 총선에서 파주을 지역구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더민주의 박정 후보가 새누리당의 실세이자 군(軍) 출신인 황진하 사무총장을 꺾고 당선이 된 것이다. '경제' '교육'이라는 카드를 제시하면서 '안보'도 동시에 챙기겠다는 그에게 파주시민들이 마음을 열어줬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어학원인 박정어학원의 CEO인 박정 당선인은 20일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보로 대표되던 '파주'를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 당선인은 "싱가포르에는 많은 세계 각국의 이익이 얽혀있다 보니 주변국에 비해 작지만 굳건하게 나라를 지켜낸다"며 "파주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고 인문학적으로도 풍부한 도시가 돼야 한다. 철조망, 방어벽 등의 이미지에서 우리 아이들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당선인은 또 "지금 파주는 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었지만 단순한 반나절 코스다. 파주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문화적으로 다양한 것이 있다면 2박 3일 코스로 만들 수 있다. 그런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여당 실세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겨뤄 승리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 19대 선거에 이어 리턴매치다. 19대 선거에서 일대 일로 붙어서 46.2%를 받았다. 당시 무소속으로 46.2%를 얻어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번 선거에서도 내가 이길 수 있었다. 당시 후보 단일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늦게 이뤄지는 바람에) 투표용지에 다 이름이 적혀 나왔고 진보 성향표 9.1%가 사표가 됐었다. (단일화만 사전에 잘 됐다면) 지난번 선거에서도 내가 이길 수 있었다.

낙선 이후 감사인사를 하면서 정치철학이 많이 바뀌었다. (시민들이 변화에 대해) 열망이 있는데 내가 실패했기에 이에 대한 책임으로 4년 내내 지역구에 있었다. 지역구에 있으면서 다 만나 뵙고 주민들과 희노애락을 같이 했다.

- 20대 총선에서 승리한 요인은 무엇인가?

▲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도 있었지만, 꼭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앞으로 내 가까운 미래에 누구와 같이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였는데, 우리 주민들은 그 가까운 사람이 저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파주는 북한과 접경지역이다. 야당이 승리하기 쉽지 않은 지역 아닌가? 게다가 이번에는 선거 막판 북한발(發) 뉴스들도 나왔다.

▲ 매 선거 때마다 북풍(北風)이 있었다. 그렇지만 너무 오래되면 식상하다. 물론 북에서 핵실험하고 미사일 발사하는 것이 잘못됐고, 그에 대해 개성공단을 긴급히 폐쇄했다는 것들도 시민들이 다 알고 있었다. 나는 이를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했다.

'계속적으로 안보를 중요시하는데 우리가 접경 군사지역으로 남을 것이냐. 우리가 60년 동안 피해를 봤다. 근데 이제는 변해야 할 때 아니냐'고도 했고 '나는 경제를 잘 할 수 있다.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실물경제를 안다'고도 외쳤다.

또 '교육도 국내에서 교수도 해봤고 교육사업도 해봤기 때문에, 교육을 한 단계 높이겠다. 교육 때문에 이사를 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최소한 이사를 오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4년 내내 다니면서 어떤 것을 가지고 파주를 발전시킬까 고민을 했는데 파주에는 연간 1000만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있다. 4년 내내 파주 곳곳을 다니면서 '관광 정책까지 살릴 수 있다'고 설득을 했다.

이제는 우리 파주시민들도 정말로 안보가 중요하다고 느끼지만, 더 중요한 것이 생겼다. 그래서 저를 선택하신 것이다.

- 파주의 롤모델이 있나?

▲ 일단 정치·안보적으로 '싱가포르 모델'을 가져가려고 한다. 싱가포르는 도시 국가다. 싱가포르라는 국가는 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다 보니 세계적 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에는 세계 각국의 많은 이익들이 얽혀있다 보니 주변국에 비해 조그마함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나라를 지켜낸다. 안보를 국방으로 채우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경제가 결국은 안보다.

파주는 자연도 훌륭하고 민간인출입통제선도 다 있는데 중립적인 기구들이 많이 들어오고, 국제 평화공단 등이 들어오는 것이 필요하다.



- 파주 발전을 기치로 내걸었다.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고 인문학적으로 풍부한 도시가 되야 한다. 일단 철조망, 방어벽, 지뢰 등의 이미지에서 우리 아이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 이런 것들은 시민활동이나 법적 근거를 만들어서 차근차근 없애야 한다.

또 파주는 자연이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아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조선 왕릉도 있고 명(名)재상들의 흔적이 있는 정자들도 있다. 과거와 현재가 어울리고 미래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다.

파주의 자연도 훌륭하고 과거로부터의 인문학적 자산도 많은데, 여기에 인위적인 것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또 만들어내야 한다. 예를 들면 오래전부터 북한 서커스단이 여기에 와서 상생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기행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본도 투자하고 우리 연출력도 많이 늘었기에 태양의 서커스처럼 세계적인 공연이 되게 하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

우리 파주만 가능한 것이 '통일'이라는 테마가 있기에 영국 에딘버러 축제와 같은 것도 가능하다. 세계 분쟁지역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것이 평화고, 이처럼 평화를 갈망해서 통일을 원하는 것이다. 협조를 받기도 이미지네이션을 하기도 쉽다.

파주는 천만 관광객이 오는데 파주에 와서 '살고싶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 파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위해선 삶의 질을 높여야 될 것 같다.

▲ 제가 지금 가장 신경써야할 것이 미군 공휴지 문제다. 미군 반환 공휴지가 있는데 이것들을 무상 양도를 통해 공공목적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추진해야 한다. 쉽지는 않지만 해낼 생각이다. 그러면 병원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좋은 대학도 유치할 수 있다.

상설 공연장도 만들어서 문화적 먹거리도 만들어 놓고 우리 도시를 풍족하게,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다.

또한 관광이 경제에 중요한데 지금의 파주는 단순히 반나절 코스다. 이는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 다양하게 있다면 2박 3일 짜리 코스로 만들 수 있다. 그런 도시를 만들고 싶다.

- 19일 당선자 대회에서 남북관계와 통일 얘기를 했다.

▲ 저희 지역구는 판문점 지역구이므로 통일의 중심이다. OECD 연구결과를 보면 2030년 잠재 경제성장률이 0%대다. 성장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골드만삭스에서는 (대한민국이) 2050년에 국내총생산(GDP) 8만불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된다고 했다. 이게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봤더니, 통일이 이뤄지고 안 이뤄지고의 전제가 있다.

이를 보더라도 한국 경제의 마지막 남은 모멘텀은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복지화를 이뤄야 하는데 결국 돈이 필요하다. 경제가 돌아가기 위한 모멘텀 역시 통일과 남북관계다. 이는 북한과의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문제, 러시아와의 문제도 있고 더 크게는 미국, 유럽 쪽 큰 대륙시장과의 문제다.

남북관계와 통일에는 '경인선'이 중심이다. 경인선에 노후화된 시설이 있지만, 보수하면 된다. 연결은 다 돼있다. 경인선이 부산에서부터 경부선으로 연결돼 있다. 일본의 물동량도 받을 수 있고 화물이나 사람도 안전하고 싸게, 수송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벌이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같이 협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파주의 장단반도에 500만평의 국제평화공단을 조성해 평화의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경제 성장판인데 결국 그게 평화의 안전판이 된다. 그렇게 됐을 때 남북문제도 풀리게 된다.

언제까지 계속 북한을 고사시키는 작전으로 갈 수는 없다. 북한의 숨통도 열어주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자연스럽게 이제 평화를 담보로 하는 통일로 가야한다.


- 교육계에서 성공을 했는데 왜 굳이 정치권에 발을 들였나?

▲ 정치를 하게 된 것은 고향에 돌아와서 처참한 현실을 보고 우리 지역에 기여할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회단체 일을 시작했다. 저는 우리 세대에 대한 채무가 있다. 민주화 열풍이 있었을 때 저는 너무 가난해서 동참할 수 없었다.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고) 그래서 '언젠가는 그런 쪽에 대한 일을 해보겠다' '빚은 갚는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고 정치를 하게 됐다.

- 20대 국회에 들어가면 어떤 상임위원회에서 일을 하고 싶나?

▲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 제 이미지랑 맞는 것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다. 교육쪽에서 해야 할 일이 있기는 한데 굳이 내가 해당 상임위로 안 가도 교육이나 문화 쪽 일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파주가 북쪽이기 때문에 남쪽에 비해서 문화도 교육도 약하다. 또 산업 시설이 약하고. 전통시장도 많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들어와 있으면서 세계적 기업으로 크기 위해 공장도 만들고 있기에 관련 업체들도 많다. 이런 곳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산업통상자원위원회도 고려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파주는 도로 문제도 심각한데 10년째 적체돼 있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토교통위원회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이번에 재선 이상 의원들도 많고 초선의원에게 과연 내가 원하는 상임위를 줄까 의문이기는 하지만 어려운 곳에서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을 꺾었고 60년 동안 야당이 승리하지 못한 곳에서 당선이 됐는데 어느 정도 어드벤티지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받아낼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파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 당으로는 60년이 걸렸고, 개인으로는 12년 걸렸다.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됐는데, 그동안 시민들이 마음을 굳게 닫으셨는데 제가 열심히 하다 보니까 마음을 조금 열어 주셨다.

제가 당선자 현수막에 이렇게 붙였다. 추운 겨울날 눈을 맞으면서 인사했던 모습을 배경으로 '마음 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젠 제가 모시겠습니다'고 붙였다. 지금 딱 그 심정이다. 마음 열어주셔서 진짜 우리 시민들에게 제가 감사하고 마음을 조금 열어서 당선이 됐는데 '저 놈도 똑같아' 이러면 안 된다. 그래서 닫히기 전에 제가 더 활짝 열고 파주 발전도 이뤄야 한다.

다들 '처음처럼, 마음 바뀌지 마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낙선부터 시작했고 (시민들의 마음을 여는데) 그만큼 오래 걸렸고 어렵게 당선이 됐으니 그 마음을 계속 열어주시도록 노력하려고 한다.(서울=포커스뉴스) 박정 더불어민주당 파주을 당선자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포커스뉴스를 방문,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6.04.21 성동훈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박정 더불어민주당 파주을 당선자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포커스뉴스를 방문,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6.04.21 성동훈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박정 더불어민주당 파주을 당선자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포커스뉴스를 방문,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6.04.2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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