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마블 올스타전? 기대·상상 '그 이상'

슈퍼히어로 등록제의 찬반으로 양분돼 갈등하는 12인으로 구성된 어벤져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20 10:25:56

(서울=포커스뉴스) 히어로 영화를 보면 통쾌하다. 불가능한 일들이 스크린 속에서는 너무나 손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 나오면서 늘 덧붙이는 말도 있다. "저러다 다 죽겠네." 히어로가 전쟁을 치른 자리는 쑥대밭이 된다. 그 공간에 두 발 붙이고 서 있는 것은 이른바 '승리했다'는 히어로들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시빌 워(civil war)'는 내전이라는 뜻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제목 그대로 양분된 어벤져스 멤버들을 담는다. 나이지리아에서 적의 손에 생물학 무기가 들어갈 위험에 맞서 싸우던 어벤져스 멤버들에 주변을 초토화되고, 현장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난다. 이에 117개국의 동의하에 소코비아 협정이 맺어진다. 어벤져스는 UN의 산하 기구로 들어가고, 필요한 경우에만 활동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내용이다.

어벤져스 멤버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이들의 고민을 시간을 들여 설득한다. 작품을 보기 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도대체 왜 히어로 등록제에 찬성하는가?' 영화는 히어로도 한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공감을 끌어낸다. 바로 죄책감의 측면이다.

앞선 사건만 해도 생물학 무기를 지켜내 지구를 위기에서 구했지만, 동시에 현장에서 무고한 생명이 죽어갔다. 이들 역시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고 연인이다. "돈만 있으면, 아무리 실수해도 상관없죠"라는 누군가의 말을 쉽게 지나치긴 어렵다.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찬성하면, UN 산하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들의 책임감과 죄책감은 덜어진다.


하지만, 이들의 자유 의지는 없어진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은 "우리 임무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는 거지. 모두는 아니야"라며 죄책감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등록제에 뒤따를 일을 염려한다. 명령을 수행해야 하기에 가고 싶지 않은 곳도 가야 할 수도 있고, 그 시간에 가야 할 곳을 가지 못할 수도 있다. 군인이었던 과거가 있기에 가능한 판단인지도 모른다.

각자의 선택에 따라 이들은 대립한다. 캡틴 아메리카의 이야기에 따르는 이는 윈터솔저(세바스찬 스탠 분), 팔콘(안소니 미키 분), 호크 아이(제레미 레너 분),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 그리고 앤트맨(폴 러드 분)이다. 이들에 맞서는 이들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을 선두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 워 머신(돈 치들 분), 블랙 팬서(채트윅 보스만 분), 비전(폴 베타니 분), 그리고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이다.

마블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탠 리는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이 두 팀으로 갈라서서 전투를 벌인다. 안 볼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사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가장 큰 차별성으로 꼽자면, 최강의 적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작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은 인류를 위협하는 최강의 적에 맞서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최강의 적이란 없다. 의견을 달리하는 어벤져스 멤버들이 서로에게 최강의 적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양분된 이들이 맞서는 장면이다. 이는 스탠 리의 말을 무색하지 않게 만든다. 어떻게 이 두 캐릭터가 힘을 합치게 했을까, 혹은 어떻게 이 둘, 혹은 셋을 맞붙게 했을까. 감탄이 오간다. 특히, 루소 형제 감독은 이들의 싸움에 주먹이 오가게 하면서도 한 때 친구이며 동료였던 이들의 우정을 담아내 어벤져스 멤버들을 아끼는 팬들의 마음도 헤아린다.

위트감 역시 놓치지 않았다. 그 부분에서 어벤져스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앤트맨과 스파이더맨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각각 다른 팀으로 어벤져스 멤버들과 첫 만남을 나누게 되는 이들이다. 앤트맨의 첫인사는 "끝내주네. 캡틴 아메리카라니"라며 쇼킹한 능력을 뽐내고, 스파이더맨은 촉새 캐릭터를 구축하며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그럼 이쯤에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든다. 왜 12명의 히어로들이 나오는데 영화 제목이 '어벤져스'가 아닌 '캡틴 아메리카'가 됐을까. 루소 형제 감독은 "캡틴 아메리카는 불의와 타협이 절대 불가하고, 가장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슈퍼히어로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가 '시빌 워'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상영시간은 무려 147분이다. 긴 상영시간은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객석에 앉기 전 화장실도 필수다. 하지만 이를 본 후에 긴 상영시간을 단점보다는 자신감으로 말하고 싶다. 12명의 히어로는 영화의 밀도를 높이는 선물이기도 하다. 관객은 앉아서 이들의 등장을 지켜보면 된다.

또 하나 필수인 것이 있다. '마블 코믹스'의 팬이라면 익히 알고 있겠지만, 영화가 끝났다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지 말 것. 다음 시리즈의 팁이 되는 영상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오는 4월 27일 전 세계 최초 개봉 예정이다. 12세 이상 관람가.등록제에 반대하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팔콘(안소니 마키 분),호크아이(제레미 레너 분),윈터솔져(세바스찬 스탠 분),앤트맨(폴 러드 분),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로 구성된 팀과 찬성하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워 머신(돈 치들 분),비전(폴 베타니 분),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분)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맞붙는다. 슈퍼히어로 등록제에 찬성하는 팀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워 머신(돈 치들 분),비전(폴 베타니 분),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성됐다. 사진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캐릭터 포스터.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팔콘(안소니 마키 분),호크아이(제레미 레너 분),윈터솔져(세바스찬 스탠 분),앤트맨(폴 러드 분),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는 한 팀을 이룬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 팀으로 분열돼 맞붙는 어벤져스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메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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