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째 기준금리 연 1.50%로 동결…이유는?

줄지 않는 가계부채…3월중 은행 가계대출 4조9천억 증가<br />
이주열 총재, 3월부터 금리 인하 효과에 신중한 입장 <br />
시중 통화량인 광의통화(M2) 증가율 6개월 평균 8%대로 높아 <br />
미국 및 중국, 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도 예의주시해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19 11:11:37

△ 이주열, 금리 고민

(서울=포커스뉴스) 기준금리가 10개월째 연 1.50%로 동결됐다.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서 열린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현 수준으로 동결됐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글로벌 시장 분위기,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감안해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동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월 금통위에 이어 최근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회의에서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 신중론을 보여왔다. 이 총재는 비상 시 통화정책 여력을 강조해 왔고,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바 있다.

실제로 시중에 풀린 돈은 많지만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중 통화량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인 광의통화(M2)는 최근 6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모두 평균 8%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2월 중에도 M2는 전년 동월 대비 8.3%증가한 227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M2 증가율이 4.8%, 2014년 6.6%였던 것에 비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했던 2015년에는 증가율이 8.6%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지난해 화폐유통속도는 0.71로 계산돼 2002년 이후 가장 낮았고, 한은이 공급한 돈이 대출과 상환을 반복하면서 몇 배의 통화를 창출했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승수도 사상 최저인 16.9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시중에 풀린 돈이 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의 통화정책과 경제 상황이 '잠잠'했던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한은은 대외 경제 불확실성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의미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엔화 가치가 2014년 수준으로 크게 올라가는 등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뜻대로 작용하고 있지 않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6.7%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기는 했지만, 최근 7년 만에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중국과 일본이 새로운 정책 카드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시장환경도 급변할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 다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연준은 연방기금금리 인상 속도를 사실상 늦추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는데, 목표 인플레이션율(2.0%) 등 경제지표를 볼 때 미국내 경제 형편만으로는 금리인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이 주의깊게 지켜보는 고용률과 물가상승률 중 고용률은 이미 거의 '완전 고용'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상 외로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대외금리차에 따라 한국의 자본유출이 빨라지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성장 전망 하향조정 등으로 신흥국 주식시장에선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4월 7~13일 기준으로 8주 연속 37억3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선진화' 방안을 내면서 가계부채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발표한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9000억원 증가했다. 2010~2014년 3월 평균 증가액이 7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증가폭은 여전히 큰 편이다.(서울=포커스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4.19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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