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투어-광주⑴] "예술·체험·관광을 한 번에…미디어아트 세상이 온다"

서영진 광주문화재단 대표, 기부 프로젝트 '문화보둠 10000' 본격 개시<br />
놀이터·홀로그램 파사드·아카데미 등 미디어아트 관광레저 기반 구축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19 09: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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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포커스뉴스) "기부는 사람 냄새가 안 나는 단어잖아요. 다 같이 문화를 보듬어 새로 일으키자는 의미에서 '문화 보둠'이라고 지었습니다. 한 사람당 1만원씩 1만명이 기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디어아트를 접목시킨 신개념 기부 프로젝트 '문화보둠 10000' 아이디어를 낸 서영진(67) 광주문화재단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 12월1일 정식 오픈한 '문화보둠 10000' 프로젝트는 광주 시민들 사이에서 잔잔한 기부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의 독특한 운영방식은 이미 대구, 울산 등 다른 지역에 '재단 운영의 좋은 예'로 소문났다. 그 중심에 있는 광주문화재단의 '아이디어 맨' 서 대표를 만났다.

'문화보둠 10000' 프로젝트는 문화 꿈나무를 키우고 어렵게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돕기 위해 고민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한 달에 1만원씩 기부하는 시민들을 1만명 모으자는 취지로 시작됐다.'보둠다'는 '껴안다'의 전라도 사투리다.

"20세기 들어서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개념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문화예술가들이 창조자, 일반 시민들은 소비자 또는 향유자였다면 지금은 모두가 문화예술을 창조하고 소비하는 식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원래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인들이 지원하거나 후원해주는 것이 전통적인 메세나 운동이었습니다. 문화보둠 10000을 통해 문화예술을 함께 키우면서 같이 향유하자는 의미에서 일반 시민들이 메세나 운동에 참여하게 하고 싶습니다."

일반 시민들에게 한 달에 1만원씩 기부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찌 보면 큰돈이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외국으로 자식들을 유학 보낸 학부모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몇 백만 원씩 돈을 들여서 공부를 시켰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발표할 장이 없으니까요. 나중에 자식들이 컸을 때 발표할 장이 있고 지원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문화보둠 10000이 다른 기부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기부자들의 기록이 영원히 기억된다는 점이다. 한 번 기부를 하면 언제든 검색을 통해 기부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한번 기부하면 그걸로 끝나버리는데 여기는 영원히 기억하고 메모합니다. 그게 다릅니다. 단돈 1만원해도 영원히 기억됩니다. 이름을 검색하면 기부액이 뜨고 매번 기부할 때마다 나무가 조금씩 자랍니다."

서 대표가 '국내 최초'라고 강조하며 지지하고 있는 '광주형 문화 메세나 운동'은 이미 타 지역까지 소문이 났다. 광주문화재단은 타 지역에서 재단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하러 올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와 울산에서 재단을 설립하기 전에 벤치마킹하러 왔다 갔습니다. 시민들 중심으로 기부자들이 거의 500명에 달합니다. 앞으로 개관해서 활발하게 돌아가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시민들이 이렇게 참여해서 하는 운동이 별로 없습니다. 미국에 비슷한 게 있는데 운영 시스템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최초라고 할 수 있죠."

문화보둠 10000 프로젝트는 광주를 미디어아트시티로 조성하는 '미디어아트 관광레저기반 구축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하다.


"가상현실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곧 도래합니다. 앞으로 미디어아트 세상이 되는거죠.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에서 미디어아트를 산업으로 일으키고 싶습니다. 미디어아트를 통한 여러 가지 예술을 감상하고 관광을 하면서 체험도 하고 느끼기도 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들이 만들어보도록 할 예정입니다."

1층 문화보둠센터 앞에는 미디어아트 놀이터가 들어선다. 8개의 콘텐츠로 구성되며 다중지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옥상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홀로그램 파사드를 만들 예정이다.

동대문 KT라이브 극장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홀로그램 극장으로 투명 영상 막을 만들어 홀로그램 가상 실물이 하늘에 떠있는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 일반시민반과 전문가반으로 나눠 미디어아트를 이해시키는 미디어아트 아카데미와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갤러리도 조성된다.

"미디어아트 관광레저 기반을 여기 이 공간에 만들 계획입니다. 아시아전당을 찾는 관광객들이 저녁에는 이곳에 와서 홀로그램도 체험하는거죠. 체험형·야간형·도심형 관광을 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아시아문화전당과 비엔날레를 보러 온 사람들이 이곳을 못보고 가면 절반 밖에 못 본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아시아문화전당이나 비엔날레에 끼워파는 상품이지만 미끼 상품이 메인 상품이 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서영진 광주문화재단 대표가 광주광역시 남구 구동 광주문화재단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문화보둠 10000' 센터에서 기부를 진행하는 과정. 씨앗 심기를 선택한 뒤 이름을 입력하고 씨앗을 넣으면 기부자의 이름이 적힌 어린 나무가 화면에 뜬다. 기부액이 늘어날수록 나무의 크기도 커진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광주문화재단은 지난 5일 광주광역시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이이남 작가와 권지안(가수 솔비) 작가를 문화보둠 10000센터 및 미디어아트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미디어아트 관광레저기반 구축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사진은 문화보둠 10000센터 내부 모습.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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