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알카에다, 내전 틈타 더 강해지고 부유해져

정부군이 후치족 격퇴에 전념하는 동안 무칼라 점령<br />
은행 털어 1억 달러 뺏고 현지에서 각종 수입 올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15 15:33:22

(서울=포커스뉴스) 이슬람국가(IS)의 부상(浮上)에 가려 존재감이 크게 줄어든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이제 공개적으로 예멘에서 미니국가를 다스리고 있다. 군자금도 넉넉하다. 은행 예금을 약탈하고 예멘에서 세 번째로 큰 항구를 운영해 얻는 수입으로 알카에다 금고에는 약 1억 달러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심층 보도했다.

IS의 수도가 시리아의 락까라면 알카에다의 그것은 인구 50만 명의 예멘 남동쪽 항구도시 무칼라다. 그곳에서 알카에다 전사들은 현지 주민의 세금을 없앴고, 중화기를 휘두르는 전사들은 쾌속정을 몰고 바다를 누비며 선박 통행에 수수료를 물린다. 그리고 여기서 선전 동영상을 제작한다. 동영상 속에서 그들은 자기들이 현지의 도로를 포장했고 병원들에 의약품을 보충했다고 자랑한다.

알카에다가 운영하는 이 경제 제국의 존재를 로이터에 증언한 사람은 외교관, 예멘 보안관리, 부족 지도자, 무칼라 주민 등 10여 명이다. 알카에다의 출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예멘 내 군사개입이 가져온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의도되지 않은 결과다. 미국이 지원한 그 공세는 ‘아라비아반도의 알카에다’(AQAP)가 근 20년 전 처음 등장한 이래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지는 데 도움을 주었다.

예멘 정부 관리들과 현지 교역상들은 알카에다가 은행 예금을 압수하고 국영 석유회사에서 140만 달러를 갈취했으며 무칼라 항으로 들어오는 상품과 연료에 세금을 부과해 매일 최대 2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다고 추정한다.

AQAP는 무칼라에서만 전사 1000명을 유지하며, 해안선 600㎞를 통제하고, 예멘 북부의 엘리트들에 밀려 오래 소외감을 느껴온 남부 예멘인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IS가 시리아·이라크 내 점령지를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을 많이 채택함으로써 AQAP는 그 자신의 영지를 확대해 왔다. 지난해 파리의 샤를리에브도 잡지사 대량 학살 테러를 조직했고 끊임없이 미국 여객기를 격추하려 노력해온 이 테러집단이 현지 주민을 강경 이념으로 서서히 세뇌할지 모른다는 것이 예멘 내 알카에다가 국제사회에 던지는 위험이다.

47살 주민은 “나로서는 알카에다가 여기 있는 것이 더 낫다. 물라카가 해방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상황은 예멘의 어떤 ‘자유’ 지역보다 더 안정적이다. 알카에다를 대체하는 어떤 것도 훨씬 더 나쁘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나라의 내전에 개입한 뒤 1년 간 예멘 수렁에 빠졌다가 이제 거기서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앙숙인 이란이 다른 아랍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로 작정한 상태다. 사우디는 이란과 동맹이면서 북부 예멘의 일부를 점령한 예멘 내 시아파 후치족을 공격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수천 회에 이르는 공중폭격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 그 페르시아만 동맹국들은 후치족을 예멘 수도 사나에서 몰아내지 못했다. 이 내전 과정에서 민간인이 절반인 약 6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예멘 내전은 사우디가 지원하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예멘 정부와 후치족 반군 사이에 지난 10일을 기해 휴전이 발효된 상태다.

그럼에도 AQAP의 힘은 더 강해지고 있다.

대(對)테러 담당 미국 관리는 AQAP가 알카에다의 여전히 “가장 막강한 지부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22일 이 집단을 대상으로 가장 치명적인 공습을 가해 무칼라 외곽의 군사기지에 있던 전사 약 50명을 죽였다.

그 관리는 “그 집단의 폭탄제조 전문기술, 그리고 기발하거나 복잡한 전술을 사용해 공격을 수행하겠다는 오래 된 야망이 그 위협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예멘 정부의 고위 관리는 후치족을 상대로 한 전쟁이 “알카에다의 팽창에 적당한 환경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정부군 부대들이 남부의 기지들에서 후퇴한 것이 알카에다로 하여금 “견착식(肩着式) 미사일과 장갑차를 포함하여 엄청난 분량의 정교하고 고등한 무기를 획득하도록 해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연합군이 후치족과의 전투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것이 “알카에다 단위 부대들이 한 지역을 넘어 더 넓게 확장해 나가는 것을 더 쉽게 만들었다”며 “그리고 이것이, 알카에다가 오늘날 더 강해지고 더 위험해졌으며 우리가 지금 연합군과 협조해 그 집단의 부대들을 좇고 있으며 그들이 파괴될 때까지 계속 그렇게 할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사우디가 후치족을 격퇴하기 위해 “결정적 폭풍 작전”을 개시하고 한 주도 채 지나지 않아 예멘 육군은 무칼라에서 사라져 서부의 전투지역으로 이동했다. 무칼라 주민들은 무방비 상태에 빠졌으며, 이 틈을 타 AQAP 전사 수십 명이 정부 건물들을 점령하고 교도소에서 그들의 동료 죄수 150명을 구출했다. 풀려난 죄수 가운데는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 칼레드 바타르피도 있었다. 온라인에 올려진 사진에서 바타르피는 현지 궁전 내부에 앉아 행복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귀에 대고 있었다.

이웃 지역 부족 지도자들에 따르면 치안공백 속에서 군 부대들이 약탈당했고 예멘 남부에는 고등 무기들이 넘쳐났다. C4 폭약과 심지어 대공미사일까지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에게 팔려나갔다. 그리고 IS가 이라크 북부 모술의 중앙은행을 강탈한 것과 꼭 마찬가지로 AQAP는 물라카의 중앙은행 지점을 약탈해 약 1억 달러를 챙겼다고 예멘 보안 관리들은 말했다. 이후 AQAP가 물라카에서 사실상 독립국가를 운영해 오고 있는 것이다.예멘 알마즈락 지구의 난민 캠프. 이 나라의 시아파 후치족은 정부 전복을 위해 끊임없이 분쟁을 도발해 오고 있다.(Photo by Brent Stirton/Reportage by Getty Images)2016.04.1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아덴만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가 해적선을 나포하고 있다.(Photo by Eric L. Beauregard/U.S. Navy via Getty Images)2016.04.1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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