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석유사들, 온난화 위험 알고도 50년간 숨겨왔다"
미 스탠퍼드연구소, 1968년에 기후변화 경고<br />
미국 석유협회는 이익 좇아 위험성 묵살<br />
"담배 유해성 숨긴 것만큼 추악한 행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14 11:31:18
△ drought
(서울=포커스뉴스) 미국 석유협회(API)는 1968년에 이미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I는 미 스탠퍼드 연구소(SRI) 과학자 앨머 로빈슨과 R.C 로빈스가 1968년 내놓은 연구 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다.
SRI는 1946년 스탠퍼드대 부설 연구소로 문을 연 뒤 1970년 분리 독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스탠퍼드 연구진은 1960년대에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면서 전반적인 지구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앨머 로빈슨과 R.C. 로빈스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경고했다. 이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초과하면 위험 수준에 이르게 되며 이대로 가다가는 2000년 830ppm에 이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에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해 1000년간 자연스럽게 겪은 기후변화를 100년 만에 급격히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API는 이 보고서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폐해를 꼬집는 과학계 연구를 알면서도 숨기기 급급했다.
미국 최대 원유업체인 엑손모빌은 1981년에 화석연료와 기후변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사내 연구팀을 꾸렸다. 그러나 이 연구팀은 기후변화를 부인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찾는 데 주력했다.
엑손모빌은 27년 넘게 화석연료의 폐해를 무마하려고 언론에 돈을 뿌린 것으로도 드러났다. 지금은 어두웠던 과거를 뒤로 하고 대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환경법센터(CIEL)는 1946년에 석유·가스 회사 중역이 모여 대기오염 문제에 관한 연구 펀드를 조성하자는 논의를 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까롤 뮈페 CIEL 센터장은 "석유 회사들이 기후변화의 위험을 인정하고 이에 대처하는 선택을 할 기회가 있었으나, 이 집단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며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화석연료 기업의 악랄함을 꼬집었다.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도 "API가 먼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수십 년간 이 문제를 숨기기 급급했다"며 "담배회사가 담배의 유해성을 숨긴 것만큼이나 추악한 행태"라고 비판했다.미국 석유협회가 50년 전에 이미 지구온난화의 폐해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석연료 기업집단은 이익을 좇아 과학계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03.1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중국 산시성의 한 공장에서 석탄 연료를 사용한 뒤 내뿜는 연기다.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Photo by Kevin Frayer/Getty Images)2016.03.1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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