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 뚫은 투표소 열기…"투표 언제 시작되나요"

13일 오전 6시 서울 관악구의회 '청룡동 제5투표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13 09:07:11

(서울=포커스뉴스) 가로등 불빛만이 봄비를 맞으며 거리를 비추던 13일 오전 5시 20분.

서울 관악구 관악구의회에 위치한 청룡동 제5투표소 선거요원들은 유권자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미끄러운 바닥에 종이박스를 바닥에 깔고 입구에 난로를 설치하면서 분주히 땀을 닦아냈다.

오전 5시 48분 아직 투표소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인데 문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주민 30여명이 줄을 섰다.

서울 관악갑 선거구인 이곳은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식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4번째 대결하는 격전지.

시계를 바라보며 오전 6시를 기다리는 유권자들의 모습은 총선 열기를 실감케 했다.


가장 앞에서 줄을 서있던 손건일(34)씨는 매우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모처럼 친구들과 새벽까지 모임을 가졌다고 했다.

손씨는 "집에 들어오니 오전 3시쯤이었다. 이대로 잠들면 선거를 못할 것 같아 아예 일찍 투표하려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같았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이번 선거에서 우리 지역(서울 동작갑)이 언론에 많이 언급됐다"며 "주목 받는 곳인 만큼 꼭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청룡동 주민인 택시기사 이정섭(52)씨는 영업하던 중 잠깐 들러 한 표를 행사했다. 승객을 서울대학교에 내려주고 나오던 길이었다.

일찌감치 투표할 후보를 정한 이씨는 "다른 후보들보다는 잘 해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100% 믿는 건 아니다"라며 "당선되면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만약 다른 후보가 당선되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여기 후보들은 TV에 많이 나왔으니 누구든 되면 열심히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투표소 안이 비교적 한산해진 오전 6시 20분쯤 한 손에는 지팡이,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든 백발의 최모(83) 할아버지도 투표소에 들어섰다.

보기에도 추워보이는 얇은 옷을 입은 최 할아버지는 "이렇게 추울 줄 모르고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기 귀찮아 그냥 나왔다"며 "빨리 투표하고 들어가서 눈을 붙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거요원들은 최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이런 분들을 보고 젊은 사람들도 많이 투표를 해야 할텐데"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 밝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3837개 투표소에서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진행한다.

중앙선관위 집계 결과 오전 8시 현재 전국에서 183만5146명(4.4%)이 투표를 마쳤다.13일 오전 5시 20분 서울 관악구 관악구의회에 마련된 청룡동 제5투표소에서 선거요원이 안내표를 붙이고 있다. 박나영 기자 13일 오전 5시 50분 서울 관악구 관악구의회에 마련된 청룡동 제5투표소에서 30여명 유권자들이 투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박나영 기자 13일 서울 관악구 관악구의회에 마련된 청룡동 제5투표소. 박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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