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미워도 어쩌겠어요…권리는 행사해야죠"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시작, 13일 오후 6시 마감<br />
서울 성북구 장위1동주민센터 투표소, 오전 8시까지 주민 750여명 투표<br />
첫 투표자 박용재씨 "특권 바라고 국회의원 하는 사람 이제는 없어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13 08:05:49

△ 장위1동 제1투표소

(서울=포커스뉴스)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날이 밝았다. 1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3837개 투표소에서는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서울 성북구 장위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장위1동 제1투표소에는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 이전부터 많은 유권자가 찾아와 줄을 섰다.

새벽부터 약한 비가 내리는 등 투표하기에 좋은 여건이 아니었음에도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에 맞춰 첫 투표를 한 주인공은 성북구 장위동 주민 박용재(70)씨였다.

근처 어린이집에서 통학버스를 운전하고 있다는 박씨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첫 투표자가 된 소감을 묻자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투표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권리인데 포기하겠냐"고 웃었다.

이어 "국회의원은 봉사직이다. 국민에 봉사하고 지역을 위해 헌신한다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해야지 특권이나 재물을 바라서는 안된다. 부디 낮은 곳에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방 출장을 떠나기 전에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도 있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건축일을 한다는 이선구(77)씨는 "오전 7시에 지방으로 출장을 가야하기에 일찍 투표하러왔다"며 "피곤하지만 투표하지 않으면 오히려 죄책감이 들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는 짓들이 미워도 어쩌겠나. 그래도 국민의 대표들 아닌가. 이번만큼은 다르겠지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며 "부디 국회의원들이 선거운동 다닐 때의 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학 중간고사 기간이 한창인데도 시험공부할 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은 대학생도 눈에 띄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조예진(20)씨는 이른 새벽 투표소를 찾은 이유를 묻자 "근처 도서관에서 밤새 시험공부를 하다가 투표 생각이 나서 나왔다"며 웃었다.

조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투표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뉴스가 많은데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SNS에서도 투표 참여 캠페인이 활발했던 만큼 20대의 저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빗방울은 굵어지고 있지만 장위1동주민센터 제1투표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오전 8시까지 750명 정도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윤종남(54) 성북구 장위1동 선거관리위원회 간사는 "매 선거마다 새벽부터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은 많았다"면서도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주민들이 일찍부터 찾아와 내심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30여년간 선거관리 일을 해온만큼 사고 없이 무사히 투표가 끝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제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3일 서울 성북구 장위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장위1동 제1투표소. 장지훈 기자 jangpro@focus.co.kr서울 성북구 장위1동 제1투표소의 첫 투표자인 박용재(70)씨. 근처 어린이집에서 통학버스를 운전하고 있다는 박씨는 국회의원들이 봉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지훈 기자 jangpro@focus.co.kr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