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납세 내역 공개했지만…풀리지 않는 의혹
탈세 수사팀 꾸리는 등 '투명성' 강화 움직임<br />
2010년 이전 탈세 내역 알 수 없어…사퇴 요구 여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11 09:12:52
(서울=포커스뉴스) '파나마 페이퍼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 6년간의 세금 납부 내역을 공개하고 역외 탈세 수사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탈세 스캔들을 떨쳐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뉴욕타임스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파나마 페이퍼스' 연루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며 영국 회계법인 RNS를 통해 납부한 세금 내역을 전부 공개했다.
공개 내역에는 캐머런 총리가 지난 2010년 아버지 이언 캐머런의 사망과 함께 유산과 역외 펀드를 통해 얻은 소득 30만 파운드(현재 시세 약 42만4000파운드·약 6억8000만원)에 대한 세금을 완납했다는 내용과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상속세에 대한 해명, 아내의 소득에 관한 내용 등이 담겼다.
이처럼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캐머런 총리의 주장과는 달리 영국 내에서는 총리 공개 내역의 허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그는 아버지 사망 이후 50만 파운드 상당의 부동산을 물려받으면서 합법적으로 2년간 3차례 세금을 내지 않았는데, 공개 내역에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러한 수법으로 양도 소득세 7만파운드(약 1억1300만원)를 '절약'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역외 회사를 세운 아버지가 살아있던 2010년 이전의 탈세 기록은 확인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캐머런 총리에게 2005년부터의 납세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 오히려 총리의 세금 회피 의혹이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튼 스쿨과 옥스퍼드 등 명문 학교를 나오고 홍보 회사에 몸 담기도 한 캐머런 총리가 탈세 스캔들에 매우 미숙하게 대처해 영국인들이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총 납세 내역을 공개하기 전에 발표했던 성명들은 매우 조심스러운 어조로 작성돼 무언가 숨기는게 있다는 인상을 줬다는 것이다.
지난 9일에는 시위대 수천명이 모여 캐머런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탈세 의혹의 중심에 있는 회계 법인 모색 폰세카를 향해 "세금은 가난한 사람이나 내는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탈세 조장 행위를 비판했다.
캐머런 총리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해왔다.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최근 납세 내역을 공개했지만 여전히 탈세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hoto by Ben Pruchnie/Getty Images)2016.04.1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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