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허덕이는 데…' 현대重·현대車, 임금 올리라는 노조에 ‘난망’
현대중공업, 임단협 요구안…임금·상여금 인상 등 담겨<br />
현대차그룹, 17개 계열사 공동 교섭 요구안…사측 “수용불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8 17: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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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대표적인 강성 노조인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일 23년만에 연대투쟁을 결의하고, 8일 나란히 임단협 요구안과 ‘공동 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내수와 수출에서 적신호가 켜진 현대차와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인 현대중공업의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안이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있다.
◆현대중공업, 5조 누적적자에도 임금피크제 폐지 등 요구
“일감이 없어 어떻게든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전환배치를 실시했지만, 노조는 회사에 대한 비난에 앞장섰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창사 44주년 CEO담화문'을 통해 이례적으로 노조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9분기 동안 약 5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낸 심각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조의 협조를 구한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과도한 내용이 담긴 임금 단체 협상안을 발표하며 노사간의 대립은 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지난 7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6년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제시했다.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는 기본급 9만6712원 인상을 비롯 성과급 250% 지급과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연봉제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노조는 임금피크제 폐지, 유급휴가일 확대, 노조가 정한 우수 조합원 100명 해외연수 실시 등 복지혜택도 요구했다.
무엇보다 '경영의 원칙' 조항을 신설해, 회사에 관련한 대부분의 사안은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징계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해 노조의 허가를 통해서만 징계를 내리겠다는 의도다. 또한 사외이사도 노조가 추천한 인사 1명을 선임할 것도 요구했다.
사측에 따르면 노조의 주장을 실행하려면 연간 4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노조가 요구하는 1인당 기본급 250%의 성과급은 작년 지급분의 2배에 육박한다.
노조는 퇴사자 수만큼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자동충원제도 주장했다. 퇴사자가 늘면서 생긴 업무 공백으로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며 매년 퇴사자만큼 신규사원을 채용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매년 약 1000여명이 퇴직한다.
해외 연수 기회도 연간 30명 수준에서 100명 이상으로 요구했다. 이 외에도 휴직 때 받는 임금을 통상임금의 60%에서 현대차와 동일한 70%로 맞춰 달라고 주장했다. 치과보철료 연 50만원 지급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조선업의 불황 등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1조5401억원을 냈고, 올해 1분기 동안 단 3척의 선박만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하더라도 5척에 불과하다.
최길선 회장 또한 “수주잔량이 11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도크가 빈다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 목전에 다가온 것”이라며 “해양과 플랜트는 상황이 더 안좋다. 사업계획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수주 물량이 없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까지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요구안이 적용이 되면 올해만 4000억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며 “노사가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될 상황인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대차, 임금협상 외의 17개 계열사 공동 교섭 요구안
대표적 강성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또한 8일 임금협상과 별개로 17개 그룹 계열사 노조와의 ‘공동 교섭’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한다. 공동교섭에는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위아 등 10여개 계열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그들은 국내 생산 확대를 통해 고용을 안정화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사가 함께하는 ‘미래전략위원회’ 구성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주식 배당금의 20% 이상을 청년 일자리·비정규직을 위한 사회연대기금 출연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는 19일까지 사측이 공동교섭을 거부하면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서초 사옥 앞에서 상경 투쟁 집회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사업장마다 근로조건이 달라 공동교섭을 하기 어렵다. 이는 불합리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속노조의 요구에 대한 거부방침을 고수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현대로템 등 일부 계열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수출실적이 악화되는 등 다양한 대내외적 위기요인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 차량과 무기 등을 만드는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지난해 19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현재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완성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6.4% 줄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현대차 사측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2015.10.1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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