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사상 첫 사전투표, 선거 판세 뒤흔들까
2013년 첫 도입…총선은 이번이 최초<br />
20대 참여율 높아…'야권에 유리'가 중론<br />
與野, 사전투표 둘러싸고 '온도 차'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7 17:32:02
△ 서울역에 남영동 사전투표소 설치
(서울=포커스뉴스) D-1. 20대 국회 구성을 위한 4‧13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투표가 8일과 9일, 양일간 진행된다. 전체 유권자의 15% 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야는 사전투표에서 승패가 좌우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첫 사전 투표…어떻게 하나
이번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총선 최초로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선거 당일인 오는 13일 개인 사정 등으로 투표 참여가 어려운 유권자는 8일과 9일 양일 중 사전투표소에 들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사전투표를 원하는 선거인은 8일과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전국 읍·면·동마다 설치돼있는 3511곳의 사전투표소에 방문하면 된다. 사전투표를 위한 별도의 신고가 필요치 않으며,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나 투표가 가능하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의 투표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서울역과 용산역, 인천공항 등에도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전투표는 해당 관할지역에 주소를 둔 관내선거인과 관할지역 밖에 주소를 둔 관외선거인의 선거방법이 약간 다르다.
관내선거인의 경우 투표용지에 투표한 뒤 곧바로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하지만 관외선거인은 투표 후 투표용지를 주소가 부착된 회송용 봉투에 담아 봉투째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
선거인은 투표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국가유공자증 등 사진이 첨부돼 본인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가까운 사전투표소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http://www.nec.go.kr)에서 검색할 수 있다. 투표를 원하는 지역의 읍·면·동명을 입력하면 투표소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포커스뉴스>는 자신이 현재 위치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사전투표소 정보를 지도 검색을 통해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링크 참조.http://www.focus.kr/view.php?key=2016040700160054200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기간 동안 사전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 △소란한 언동을 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나 선거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사전투표…얼마나 위력 발휘할까
여야는 사전투표가 이번 총선 판도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전투표가 단순히 '사전에 진행되는 투표'가 아니라 전체 선거 판세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
사전투표 결과는 실제 투표결과의 바로미터로도 불린다. 역대 선거 결과, 사전투표에서 승리를 거둔 후보자가 최종 당선자로 확정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사전투표는 전체 투표율을 높이는 데에도 영향을 미쳐 사전투표율에 따라 여야의 유불리가 달라지기도 한다.
사전투표제는 지난 2013년 처음 도입됐다.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서다. 사전투표제 도입으로 투표일이 3일로 늘어났다. 이번 4‧13 총선의 경우 사전투표일인 8일과 9일, 선거당일인 13일까지 총 3일간 투표가 진행된다.
정치권에선 투표일이 늘어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이 더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야당은 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층의 연령대가 낮기 때문이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야당을 선호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또 사전투표를 통해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주거지가 일치하지 않는 대학생 등 젊은 세대가 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사전투표 결과를 보면 20대의 사전투표 참여율이 가장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19~29세의 투표율(15.97%)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사전투표에 60~69세(12.22%), 50~59세(11.53%), 40~49세(9.99%), 30~39세(9.41%) 순으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유권자의 11.49%다.
정치권에서 사전투표에 주목하는 이유는 앞서 진행된 3차례 선거에서 사전투표의 비중이 점차 높아져 왔기 때문이다.
사전투표가 처음 실시된 2013년 4·24 재보궐선거에서는 사전투표율이 겨우 4.78%에 불과했다. 이어 6개월 뒤인 10·30 재보궐선거에서는 5.45%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사전투표가 적용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율이 11.49%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당시 6·4 지방선거 투표율이 56.8%를 기록해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역대 총선 투표율이 주로 50% 안팎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전투표가 활성화된다면 전체 총선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 유권자의 81.1%가 사전투표에 대해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전투표일에 투표를 하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14.0%에 달했다. 이는 역대 사전투표율을 넘는 수치다. 19~29세 응답자 중 20.5%가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는 중앙선관위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1일, 22일 양일간 전화면접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0.9%, 표본오차는 95%이며 신뢰수준은 ±2.5%p이다.
◆사전투표, 소극적인 與 vs 적극적인 野
4‧13 총선을 6일 앞두고 여야 3당은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전투표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야권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캠페인까지 벌여가며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새누리당 공보실 관계자는 7일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계획 중인지' 묻는 <포커스뉴스> 기자의 질문에 "아직 통보받은 것이 없다. 하게 된다면 보도자료를 따로 낼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사전투표 관련) 보도자료를 낸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한 투표참여 독려 퍼포먼스에서도 따로 사전투표를 언급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표' '부탁드립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포토타임을 가졌지만 사전투표와 관련된 내용은 전무했던 것.
사전투표 여부와 관련해 김무성 대표 측근은 "당 대표가 왜 사전투표를 하나"라며 "자세한 일정은 아직 안 나왔다. 13일에 투표할 것"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표가 직접 나서 '사전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총선 출마자 전원이 오는 8일 사전투표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더민주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종인 대표는 "(투표 당일인) 13일 직업이나 개인적 사정으로 투표를 못하는 분들을 위해 미리 8일이나 9일 동사무소에 가면 지역 관계없이 투표할 수 있다"며 "꼭 투표해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캠페인에 동참한 정세균 더민주 후보(서울 종로)도 "사실상 이번 투표일은 3일"이라며 "하루를 골라 민주시민으로서 자기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진짜 권리이자 의무"라고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국민의당 역시 사전투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철수 공동상임대표는 6일 마포 당사에서 "8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된다"며 "어느 곳이든 가까운 투표소에 가서 꼭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 대표는 "투표율이 높아지면 정치인들이 국민 무서운 줄을 알게 된다"며 "투표는 두 번 하셔야 된다. 지역구 후보자에게, 비례대표 후보는 정당에 투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안 대표는 "어느 당을 찍으셔도 좋다"며 "꼭 투표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의 사전투표 독려는 전화 선거운동에서도 계속됐다. 안 대표는 6일 재선 도전에 나선 노원병 지역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전투표를 홍보했다.
해당 전화 선거운동에서 안 대표는 "8일 금요일과 9일 토요일을 꼭 기억해 달라"며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사전투표 할 수 있으니 가까운 주민센터에 가셔서 꼭 투표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사전투표 어렵지 않습니다"란 말도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당은 온라인포스터를 만들어 SNS를 통해 홍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정현 대변인은 "사전투표를 한다는 것은 적극적 지지층"이라며 "사전투표율을 올린다는 것은 정당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20대 총선을 6일 앞둔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3층 맞이방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되고 있다. 2016.04.07 이승배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사전투표소 설치 용품들이 놓여져 있다. 2016.04.07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0대 총선을 6일 앞둔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3층 맞이방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되고 있다. 2016.04.07 이승배 기자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공동선대위원장 긴급회의에 참석해, 투표독려 홍보문구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이군현 공동총괄본부장. 2016.04.07 박철중 기자 김종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겸 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세균 종로구 후보와 20대 총선 사전투표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16.04.06 박동욱 기자 7일 오후 경기 하남 신장시장 앞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유형욱 국민의당 하남시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16.04.07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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