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포토] 영화
(서울=포커스뉴스) "영화 속에는 사건이 등장한다. 객관적으로 놓고 생각하면, 지금까지 가해자에 집중된 영화를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곡성'에서는 피해자에게 집중했다."
나홍진 감독이 7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와 함께 참석한 '곡성' 제작보고회에서 말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마을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마을 경찰 종구(곽도원 분), 무속인 일광(황정민 분), 그리고 유일한 목격자 무명(천우희 분)이 사건의 중심으로 향한다.
'곡성'은 나홍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그는 '추격자'(2008년), '황해'(2010년)로 과감한 작품세계를 스크린에 옮겨온 감독이다. 나 감독은 ‘곡성’에 대해서 "전작에서와는 다른 긴장감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대중성의 측면, '곡성'이 받은 15세 관람가 등급까지 모든 것이 그의 고민과 연결돼 있다.
나홍진 감독은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이런 일이 도대체 왜 이 사람에게 일어나야 했을까'를 고민하며 영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어떤 불행이든 피해를 당한 사람의 처지에서 사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공부하며 이를 알아보려 했다. 하지만 제가 홀로 담을 수 있는 주제나 소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각계각층의 종교인을 만나고 다녔다. 그들에게 듣는 가르침을 통해 느낀 점이 있었다. 이를 '곡성'에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곡성'은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나홍진 감독의 전작 '추격자'와 '황해'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고, 파격적인 장면으로 현재까지 회자되는 것을 생각할 때, 의외인 부분이다. 나 감독은 이를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황해'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했다. 그때 영화관 가장 뒷줄에서 '황해'를 본 적이 있었다. 앞에 한 커플이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여자가 잠바를 뒤집어쓰고 고개를 숙이더라. 의미 있는 날 데이트 중인 커플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곡성'의 수위도 표현도 달라졌다. 나홍진 감독은 "이번 영화는 이야기와는 무관하게, 미술, 분장 등 자학적인 자극을 철저히 배제하려 했다. 직접적인 묘사도 되도록 피하려 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본 황정민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곡성'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매 장면이 함축적이고 시 같은 느낌이었다. 설명적인 말들이 없었다.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곡성'은 한국영화를 대표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할 거라 점쳐졌다. 나홍진 감독이라는 이름이 주는 작품성에 대한 믿음이다. 하지만 나 감독은 "재미에 몰두한 작품"이라며 작품성의 측면을 부정했다. 그는 "'곡성'의 촬영이 시작되면서부터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이야기했던 말이 있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다. 영화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안 한다"고 밝혔다.
'곡성'에는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의 진한 땀방울이 베여 있다. 곽도원은 딸을 구하기 위해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앞장서서 파헤쳐야 하는 역을 맡았다. 그는 "5개월 동안 딸을 살려내려고 미친 듯이 산 뛰고, 개울 건너고, 절벽에서 추위와 싸우며 고군분투했다"고 촬영 당시를 말한다.
황정민은 무속인 역을 맡아 강렬한 변신을 선보인다. 무려 15분간이나 이어지는 굿 장면을 만든 것. 이에 나홍진 감독은 "황정민이 정말 신 내림이 받은 것 같아서 조심스레 '괜찮냐'고 물어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천우희는 얇은 옷을 입고 추위를 견디는 투혼을 발휘했다. 촬영 당시를 생각하며 천우희는 "제가 군대를 가본 적은 없지만 전우애라는 말이 크게 와닿더라"고 말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등의 열연과 나홍진 감독 고민의 몫이 담긴 영화가 '곡성'이다. 이는 오는 5월 12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서울=포커스뉴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곡성'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곽도원(왼쪽부터), 천우희, 나홍진(감독), 황정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6.04.07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곡성'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나홍진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홍진 감독, 배우 곽도원, 천우희, 황정민. 2016.04.07 김유근 기자 오는 5월 12일 개봉 예정인 영화 '곡성'에서 곽도원, 천우희, 황정민(좌측부터)가 열연했다. 사진은 '곡성' 캐릭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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