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전직 대통령 마케팅…DJ '활발'·노무현 '자제'
호남 적통 노리는 2野, 이번에는 DJ 마케팅 경쟁<br />
19대 총선 '노무현' 일색…이번엔 친노 핵심들도 미노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7 16:48:56
△ 70년 신민당대통령후보 지명대회
(서울=포커스뉴스)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전직 대통령 마케팅 전략이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위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활발한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삼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이들의 상당수는 야권이 배출한 두 명의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있다. 따라서 지지층에 자신을 어필하고 홍보하기 위해 과거 이력을 자랑스레 내세우는 사례가 많았다.
2012년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우는 후보자들이 다수였다. 당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지도부 자체가 친노(親盧) 일색이었다.
당 대표부터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던 한명숙 전 의원이었다. 한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점퍼를 입고 전국을 누볐다. 후보자들 역시 과거 참여정부 이력을 홍보물에 자랑스레 명시하고 적극 홍보했다.
이와 반대로 김대중 마케팅은 다소 감소하는 추세였다. 국민의정부 시절 활동했던 인사들이 다수 정계에서 은퇴하기도 했거니와 '3김 정치'라는 구태의 이미지를 우려, 호남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다.
◆ 더민주·국민의당, 'DJ 마케팅' 경쟁
야권의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김대중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20대 총선을 '경제 선거'로 규정하고 선거전에 나선 김종인 대표는 새누리당의 IMF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IMF가 끝내고 이 정도로 상황을 수습한 게 김대중 정부의 IMF 사태 수습 방안이었다"며 국민의 정부에 대한 성과를 강조했다.
김 대표가 김대중 정부의 공을 강조한 것은 자신들을 외면하고 있는 호남 민심을 되돌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김대중 마케팅'을 통해 위기의 호남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게다가 당의 주류였던 친노진영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을 조합한 정당이 더민주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김대중 마케팅에 혈안이 되어 있다. 호남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김대중'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호남민심 잡기를 위한 기본적인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안 대표가 방문한 호남권 후보자들의 유세 현장에선 '김대중'이라는 구호가 울려퍼지기도 했으며 곳곳에 김대중 사람들이 포진돼 있다.
후보자들의 개인 홍보물에도 '김대중'이 많이 들어있다. 호남권 출마자들은 물론, 호남 출향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수도권 후보자들의 이력에는 '김대중' 연관검색어를 쉽게 볼 수 있다.
◆ 더민주·국민의당, 저마다 "내가 DJ 적통"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서로 'DJ의 적통은 우리'라면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더민주는 선거를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씨를 더민주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워장으로 영입했다. 즉, 김씨를 통해 더민주가 김 전 대통령의 맥을 잇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는 평생 호남 고립을 막으려고 노력하셨고 다른 지역·정파와도 손을 잡아서 결국 정권교체를 이루셨다"며 "야권을 분열시킨 분들은 그 반대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당은 총선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를 끌어들이면서 DJ의 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국민의당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했던 주요 정치인이 모여 있고 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며 더민주와 DJ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친노 핵심 선거홍보물에서도 사라지는 '노무현'
19대 총선에서 자신을 친노라고 대대적으로 내세웠던 이들은 조심스레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있다.
일명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그룹으로 소위 '3철'이라고 불렸던 전해철 안산 상록을 후보는 자신의 총선 공보물에서 '노무현'을 지웠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던 전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 공보물에선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문구를 내세웠지만 20대 총선 공보물에선 '참여정부 민정수석'이라고만 썼다.
경남 김해을에 나선 김경수 더민주 후보.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통하는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선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을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김경수의 이름으로 정치하겠습니다'라고만 명시했다.
부산 사하갑에 나선 같은 당 최인호 후보. 19대 총선 공보물에는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표의 사진을 크게 실었지만 이번에는 지역발전 업적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 북강서갑의 전재수 더민주 후보는 총선 공보물에선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표의 사진이 보이지 않았다. 이를 대신해 교육, 복지 등에 대한 자신의 공약을 담는데 충실했다.
친노 진영과의 갈등 끝에 새정치민주연합을 뛰쳐나온 국민의당에선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과거 참여정부와 잠깐의 인연을 가졌던 이들도 굳이 이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1970년 9월 29일 제 7대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김대중(왼쪽),김영삼후보가 2차 투표까지 간 결과 김대중 458표, 김영삼 410표로 김대중후보가 대통령후보가 됐다. 포커스포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4일 서울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신당 추진 의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16.01.04 강진형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3.11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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