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시간선택제 논란… 勞 "의료사고 위험"
서울대병원분회, 땜빵일자리 반대 기자회견<br />
"조영제 의료사고등 시간제 근로자 문제 많다"<br />
노조 "강행땐 피케팅 시위·파업까지 예정"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7 15:07:09
(서울=포커스뉴스)“환자안전 위협하는 땜빵일자리, 시간선택제를 반대한다.”
7일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병원 본관 1층 로비 앞에서 ‘환자생명 위협하는 CT, MRI, 혈관조영, X-ray 땜빵일자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올해 4월 서울대병원이 영상의학과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려 하는 주목적은 수익 증대로, 이는 곧 ‘환자 안전 위협’ 및 ‘질 낮은 일자리’로 이어진다는 것이 골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7월 1일 시간선택제 내부 규정을 만들고, 하반기에 이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하지만 당시 노조의 반대로 추진되지 않았다. 그러다 올 3월, 서울대병원이 노사협의 없이 인사과를 통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공고를 내려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것.
박경득 서울대병원분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오병희 병원장은 취임 첫 해에 비상경영에 따른 저질재료 사용으로 환자 안전을 위협하더니 이제는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환자안전을 볼모로 아슬아슬한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며 “CT, MRI, 혈관조영술 등의 검사를 정규직 인력이 아니라 시간제로 운영하는 것은 반드시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일자리 특성상, 시간제로 운영이 되면 한 사람이 평일 저녁에는 X-ray촬영이나 혈관조영실 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CT실이나 MRI검사실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
현재 CT검사실 야간에 방사선사가 1명밖에 없어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도 힘든 상황에 이 같은 인력 운영은 의료진의 전문성 결여로 자칫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최근 서울대병원은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2명이 근무하던 CT실 인력을 1명으로 줄이고, MRI검사실 인력도 기존 3명에서 2명으로 감원했다.
특기할만한 점은 인력은 줄었는데, 수익 증대를 위해 서울대병원이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검진하던 소아CT실 등의 운영을 성인검사까지 추가해 근무시간을 오후 9시까지 늘리는 등의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에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위급상황 뿐만 아니라 낙상사고를 대비한 인력도 없는 주말과 야간에 시간제 일자리를 투입하는 것은 오로지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환자를 볼모로 위험한 검사를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 병원이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하려고 하는 영상의학과 주말·야간전담 MRI, CT, 혈관조영검사는 영상의학과 내에서도 가장 위험한 검사로 분류돼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고 있다. 요오드화 조영제가 체액과 다른 물리·화학적 성질로 인해 약물 부작용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최상덕 방사선사는 “조영제의 부작용으로 약하게는 오심, 구토, 발열이 있으며 조금 심하면 신부전, 쇼크 심장정지가 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식약처에서 조사한 ‘CT/MRI 조영제 부작용 사례보고 현황’에 따르면 2010년 3682건, 2011년 5993건, 2012년 9106건, 2013년 1만2402건, 2014년 6월 기준 6523건으로 최근 5년간 4배가 넘는 부작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사망하는 사례는 20여건에 달했다.
노조는 “해마다 조영제 부작용이 증가하는 이유는 영상의학과에서 조영제를 사용하는 검사의 시행 건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며 “늘어나는 조영제 부작용을 예방하고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부작용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기에 (시간제일자리가 아닌) 숙련된 정규직이 검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병원이 진행하려는 월 130시간 시간제 일자리는 현장교육과 학습을 통한 지식과 높은 숙련도를 쌓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이에 서울대병원분회가 지난해 9월5일부터 30일까지 26일간 서울대병원 직원 699명을 대상으로 “귀하는 본인 또는 가족의 MRI·CT검사를 주말 시간제 근로자에 맡기실 의향이 있으십니까?”라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8.1%가 “불안해서 맡길 수 없다. 평일에 통상근로자에게 검사를 받겠다”고 응답했다.
나아가 박 분회장은 “시간선택제 운영은 청년들에 저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며 “평일 저녁, 주말 종일 근무는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벌칙과 같은 일자리다. (서울대병원은) 공공기관으로, 먼저 국민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정규직은 230여명으로, 비정규직 인력은 55명이다. 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26%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을 통틀어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율이다.
한편,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노조의 시간제일자리 반대에 지난 3월 14일 1분기 노사협의회장에서 “살 수 있건 없건 간에 굶어 죽는 것 보단 낫지 않냐”며 추진 의사를 피력했다. 만일 시간제일자리 안이 통과될 시 노조는 피케팅 시위, 나아가 파업까지도 진행할 예정이다.7일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병원 본관 1층 로비 앞에서 ‘환자생명 위협하는 CT, MRI, 혈관조영, X-ray 땜빵일자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2016.04.07.ⓒnaro88@focus.co.kr, 조안나 기자서울대병원 전경.201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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