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윤의 이름을 걸고…'날 보러와요'
이상윤, '날 보러와요' 속 시사프로그램 PD 남수 역 맡아 열연<br />
"욕심나는 것은 영화와 드라마 모두에서 가능한 '배우'라는 타이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7 09:04:12
△ [K-포토] 영화
(서울=포커스뉴스) 이상윤을 표현하는 말들이 많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통해서 국민남편이 되었고, '두번째 스무살'을 통해서 국민 첫사랑이 됐다.
서울대학교 물리학 전공이라는 과거에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로 완벽한 남자를 지칭하는 뜻)라는 수식어도 뒤따랐다. 가까이에서 본 이상윤은 이 모든 수식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상윤은 '날 보러와요' 개봉을 앞두고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작품 속에서 그는 수아(강예원 분)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파헤치는 시사고발프로그램 PD인 남수 역을 맡았다. 수아는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돼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 수아를 강제입원 시킨 인물과 그 배후에 얽힌 사건을 남수는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밝혀낸다.
이상윤은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라고 고백했다. "시나리오보다 발전된 부분도 있고요. 이철하 감독님 성격이 워낙 느긋한 편이셔서 완성된 '날 보러와요' 같은 속도감을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런 면에서는 저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그런데 제 연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네요. 더 고민했었어야 했는데."
이상윤은 최근 통화한 이보영과의 대화를 살짝 공개했다. 그는 "제가 아쉬운 부분만 눈에 보인다고 말씀드렸더니, 이보영 씨가 '그게 당연하다고, 다 좋게 보이면 그 눈이 이상한 거야'라고 하시더라고요"라며 웃었다.
"개인적으로 많은 숙제가 남은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남수가 완성본에서는 무채색에 가까운 느낌인 것 같아요. 이야기에 비해 인물은 굳어있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아요. 그게 연기자로서 좀 아쉬웠어요."
애정이 큰 작품이기에 아쉬움도 크다. 이철하 감독은 이상윤이 "작품을 보는 스마트한 눈을 가졌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윤은 사실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추리하는 '소년탐정 김전일', 이 안에 있는 범인을 밝혀내는 '명탐정 코난' 등 추리물의 팬이기도 하다. 그는 그래서 '날 보러와요'에 배우보다 관객으로서 접근했다.
이 감독과 이상윤은 '날 보러와요'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 나누기도 했다. 실제로 이상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추가 촬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상윤 역시 망설임 없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했다.
수아의 과거와 이를 현재 취재하는 남수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영화다. 그 속에서 이상윤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두 가지 이야기가 만날 때, 굴곡이 커져야 하잖아요. 제가 놓치지 말아야 할 역할은 시선 뺏기라고 생각했어요."
'산타바바라'(2014년) 이후에 오랜만에 임하는 영화기도 하고, 첫 장르물이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는 이야기에 소년같이 설렌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배우로서 영화와 드라마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긴장한 것 같아요. 막상 경험하니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그 부분에서는 괜한 걱정이었나 싶고요."
TV드라마를 통해서는 두 번이나 '국민'자를 붙여본 그다. 하지만 영화 쪽에서의 활약은 비교적 적었다. 그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핑계가 될 것 같은데, 결국에는 연기자로서의 부족함 때문 아닐까요?"라는 솔직한 답을 한다. 몇 번 임하려 했다 무산된 작품도 있었고, 상황이 맞지 않아 임할 수 없었던 작품도 있었다.
"영화계에서 저를 모르는 분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날 보러와요'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가 드라마만 하고 싶어 하는 줄 아셨다더라고요. 저도 영화 쪽으로도 많이 하고 싶고, 함께 작업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드라마도 영화도 각자의 매력이 있잖아요. 이 기회를 통해 무슨 역이든 해보고 싶어요."
서울대 출신이라는 말은 엄친아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사실 악바리라는 말에 더욱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상윤 역시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저 스스로를 괴롭혀요"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배우로서 임할 때도 그렇다. 그렇기에 자신의 장점을 "열심히는 해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일할 때는 다른 생각을 많이 못 하는 것 같아요. 3개월이면 3개월, 그 시간에는 개인 생활은 마비가 돼요. 인간관계도, 술자리도, 제 몸 관리도 모든 것이 정지돼요.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면 크게 아프기도 해요. 지난해 10월 '두 번째 스무살' 끝나고 '날 보러와요' 추가촬영에 바로 들어갔어요. 쉴 시간이 없었죠. 12월에는 계속 요양만 한 것 같아요."
바쁜 시간을 통해 깨닫게 된 것도 있다. 그는 "연기의 재미"를 말한다. "'날 보러와요'와 '두 번째 스무살'의 촬영이 잠깐 겹친 적이 있었어요. 그런 적이 처음이었어요. 하루는 이쪽에서 남수로 꾸며주고, 다음 날은 옛 동창을 만나서 장난치고 못되게 굴기도 하는 교수가 돼요. 아이들처럼 여기서는 이렇게 놀고, 저기서는 저렇게 노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너무 신나더라고요."
이상윤이 깨닫게 된 몫이 있기에 '날 보러와요'는 그의 또 다른 시작선에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무엇보다 그가 대중에게 듣고 싶은 말을 물어봤을 때, 턱을 괴고 잠깐 고민한 뒤 진지하게 답하는 그의 모습에서 다른 시작임이 진하게 묻어난다.
"사실 저를 보고 이상윤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해주시는 분도 많아졌어요. 감사한 일이죠. 전에는 서영이 남편, 우재, 아니면 '라이어게임'의 하우진, '두번째 스무살'의 차 교수님으로 불렸거든요. 대부분 저를 탤런트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탤런트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드라마의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그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이 가능한 '배우'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날 보러와요'의 배우 이상윤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31 김유근 기자 이상윤은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수아(강예원 분)에게 일어난 사건을 파헤치는 시사고발 프로그램 나남수PD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날 보러와요' 스틸컷. 이상윤은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수아(강예원 분)에게 일어난 사건을 파헤치는 시사고발 프로그램 나남수PD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날 보러와요' 스틸컷. (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날 보러와요'의 배우 이상윤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31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날 보러와요'의 배우 이상윤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31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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