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장애인 비례대표' 사실상 '0'…"참정권 보장하라"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궐기대회 진행<br />
총선연대 "책임정당, 장애계 무시하는 처사" 맹비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6 18:05:51
△ 범장애계 총궐기대회
(서울=포커스뉴스) "다른 사람들은 꽃구경 가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 모여서 정치에 끼워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나들이객이 여의도벚꽃축제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전자점자기기를 든 이병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중앙회장은 참정권을 달라고 외쳤다.
6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2500여명 장애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소속 18개 단체로 구성된 범장애계총선연대(총선연대)는 이날 '장애인의 정치참여 보장을 위한 범장애계 총궐기대회'를 열고 비례대표에 장애인을 포함시키지 않은 주요 정당을 규탄했다.
이들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 비례대표 후보군에 각각 장애인 1명과 2명을 배정한 점을 지적했다.
총선연대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경우 상이군인을 2번으로 선정했지만 장애계를 대표할 인물이 아니고 더민주는 30위 이하로 선정해 사실상 장애인 비례대표가 나을 가능성은 제로(0)다.
장애인 비례대표는 이성재 전 의원이 지난 1995년 15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선출됐다.
이후 16대 국회를 제외하고는 17대 국회 2명(장향숙, 정화원), 18대 국회 4명(곽정숙, 박은수, 이정선, 정하균), 19대 국회 2명(김정록, 최동익) 등 꾸준히 장애인 비례대표가 선출돼 왔다.
총선연대는 "장애인 비례대표를 이번 총선에서 단 한명도 배정하지 않음으로써 그동안 장애계가 쌓아온 장애인정책 발전의 토대를 깡그리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 정당이 장애인을 공천대상에서 배제함으로써 크게 세가지를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우선 장애인 문제를 등한시하는 처사이고 △다수 책임정당으로서 당연히 감당해야 할 장애인 문제를 조세 부담에 떠넘겼고 △무엇보다도 500만명에 가까운 장애인과 관련해 국민의 참정권을 깔보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날 무대에 오른 김창환 전국지체장애인협회 부회장은 "과거에는 투표소가 없어서 기권했지만 시설이 좋아지면서 이제 겨우 참정권을 행하게 됐다"고 입을 열였다.
이어 "그러나 이제는 (비례대표에 장애인이 포함되지 않아) 또다른 멸시를 받게 됐다"며 "이번 총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당을 심판하자"고 분개했다.
이후 총선연대는 장애유형별 단체의 성명서 낭독과 연대발언, 결의문 낭독 등을 한 뒤 오후 4시쯤 출정식 행진을 진행하고 해산했다.
향후 총선연대는 장애인의 정치참여를 두 정당이 당헌과 당규에 보장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할 방침이다.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범장애계총선연대 회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장애인 정치 참여보장을 위한 범장애계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2016.04.06 조종원 기자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범장애계총선연대 회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장애인 정치 참여보장을 위한 범장애계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2016.04.06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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