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 KB금융지주, 재무부담은 없나
인수자금 반영해도 재무안정성 지표 양호<br />
다만, 추가 지분 인수에 따른 부담은 있어 <br />
증권업황 부진 전망도 부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5 14:19:47
△ 여의도 증권가
(서울=포커스뉴스) 시가의 3배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주고 현대증권을 품에 안게 될 KB금융지주가 어느 정도의 재무부담을 갖게 될까.
일단, 인수자금을 반영한 재무안정성 지표는 여전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추가 지분 인수에 따라 일정 정도의 자금부담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5일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KB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출자총액/자기자본)과 부채비율은 각각 106.7%, 9.8% 수준이다.
인수자금을 1조1000억원으로, 전액 외부차입을 가정하면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112.7%와 15.8%로 상승한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국내 은행지주회사의 경영실태평가 1등급(이중레버리지비율 120% 미만, 부채비율 30% 미만) 요건을 충족한다. 또, 경영사인 신한금융지주(121.3%, 33.2%), 하나금융지주(123.4%, 31.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결국, KB금융지주는 재무안정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현대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하게 되면 단순합산 자기자본 3조900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7조8000억원), NH투자증권(4조6000억원)에 이어 업계 3위권으로 도약한다.
이전보다 규모의 경영이 가능해지고 KB금융그룹 내 다른 금융회사들과 연계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증권의 강점인 위탁매매 부문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기대가 반영돼 현대증권의 신용등급은 상향검토 대상으로 올랐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금융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최소 지분율 요건(30%)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번에 인수할 지분은 22.56%에 불과하다.
국내 은행지주회사의 경영실태평가 1등급을 유지하려면 추가로 출자할 수 있는 1조3000억원 밖에 남지 않는다. 지분 추가 매입도 제한적이고 몇 천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차입하게 되면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이 1등급 요건 상단에 근접하게 된다.
또, 증권업황이 좋지 못하다는 부담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고 자본규제와 파생결합증권 헤지 손실, 우발채무 리스크 등이 증권업계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손실이 커질 수 있고 부동산 경기가 다시 꺾이면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수 있다. 현대증권도 이러한 우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크레디트 시장의 한 관계자는 "당장의 재무부담보다는 추가 지분 매입을 어느 정도 가져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며 "지난 2년 간 실적 및 재무개선을 이룬 증권업계가 올해부터는 만만치 않은 경영환경을 맞는 것도 KB금융지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여의도 증권가. 2015.08.26 양지웅 기자 KB금융그룹 기업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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