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위안화와 원화…한-중 경제 의존도 높아져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 헤지 수단 현상 심화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4 07:50:06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과 위안화 환율의 동조화 현상이 공식처럼 자리잡은 모양새다.

4일 선물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3일부터 31일까지 24거래일 동안 한국과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환율을 비교해보면 종가 방향이 같은 날이 18일이었다. 종가 방향이 엇갈린 날은 3월 7일과 8일, 22일, 29일 뿐이었다.

지난 7일 위안화 역내시장과 역외시장 환율은 각각 전 거래일보다 0.0089위안, 0.0050위안 오른 채 거래를 마쳤으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하락 마감했다.

지난 8일 경우 위안화 및 원·달러 환율의 종가 방향이 위안화 역내시장 환율과는 반대였으나역외시장 환율과는 일치했다. 이날 역내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환율은 전 거래일과 비교했을 때 0.0111위안 하락했으나 역외시장 위안화 환율은 0.0033위안 오른 6.5080위안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에 비해 5.3원 오른 1206.7원에 마무리되면서 상승세를 탔다. 거래 당사자가 제한된 위안화 역내환율보다는 역외환율이 보다 시장 환율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심지어 종가 방향이 서로 엇갈린 중에도 장중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고시환율과 움직임을 같이하면서 양 통화간 긴밀성을 보여줬다.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은 1163.0원에 출발했다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0.23% 떨어진 달러당 6.4971위안에 고시하자 1165.1원까지 뛰었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이날 환율에 대해 "장 초반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자 투자심리가 주춤해 환율이 올랐었지만 절하 폭이 크지 않아 투자심리가 사그라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보다 앞선 7일도 마찬가지로 원화는 위안화 절상고시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6% 오른 달러당 6.5113위안이었다. 위안화가 잠시 강세 흐름을 나타내자 원화도 이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위안화와 원화 환율 종가가 한 방향으로 가거나 갈라지는 날에도 위안화 고시환율에 원화가 동조하는 현상이 일관되게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지난해 8월 11일 위안화 고시환율을 1.86% 기습 절하한 이후 국내 원달러 환율이 위안화 환율에 크게 좌우받는 현상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국내 대중 수출이 커지는 등 한국 경제의 중국에 대한 귀속성이 강해짐에 따라 위안화는 서울 환시 영향을 주는 큰 재료로 자리매김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고시환율이 탄력적으로 운영된 데 따른 위안화 가치 변동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현재 나타나는 변동성의 배경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동조화 현상은 위안화가 약세일 때 원화가 위안화의 대리 헤지(프록시 헤지)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심화되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때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 헤지 수단이 되기 때문에 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중국 시장에서의 자본 유출입보다 한국시장에서의 자본 유출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록시 헤지란 비슷하게 움직이는 통화 가운데 보다 유동성이 풍부한 통화를 대신 헤지해 거래 위험을 줄이는 기법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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