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교전…수십 명 사망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 아르메니아인의 중무장 자치지역<br />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양국 군 충돌…탱크·헬기 동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4-03 09:56:48

(서울=포커스뉴스) 20년 넘게 불안한 휴전이 지속돼 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2일(현지시간, 이하 같음) 새롭게 교전이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국제사회는 교전 양측에 즉각 전투 중지를 촉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에 있지만 소수민족인 아르메니아인이 통제하며, 이들은 1994년 분리주의 전쟁이 끝난 이래 아르메니아로부터 중화기와 재정적 지원을 받아 이 지역에서 자치를 실시해 왔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2일 자국 군대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전략적 고원들과 마을들을 해방했다”고 말했다.

이 나라 국방부는 성명에서 “아르메니아 탱크 6대가 파괴됐으며 아르메니아 군인 100명 이상이 사살되고 부상했다”며 아제르바이잔 군인 12명도 전사했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아제르바이잔의 전사상자(戰死傷者) 발표를 부인했다. 세르즈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은 국가안보위원회에서 18명이 전사하고 3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망자 통계가 군인만을 포함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2일 오전 나고르노-카라바흐의 군 당국은 아르메니아 방공군(防空軍)이 아제르바이잔 헬리콥터를 격추했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자국군 소속Mi-24 헬리콥터가 격추됐다고 시인했다.

양측은 또한 민간인 사상자도 있었다면서 1994년 휴전을 위반했다고 서로를 비난했다. 이 같은 상호 비방은 20년에 걸쳐 3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난망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비슷한 폭력 사태가 지난달에도 보고된 바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다시 교전이 발생하자 이 분쟁의 핵심 중재자였던 러시아가 즉각 외교적으로 개입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교전 양 당사자에게 즉각 휴전을 준수하고“새로운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자제를 발휘하라”고 촉구했다고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밝혔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각각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상대 장관과 전화통화했다.

프랑크-발터 스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양측 모두에 대해 “즉각 교전을 멈추고 휴전을 전면적으로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무력으로 탈환하겠다고 자주 위협해 왔다. 이곳을 둘러싼 충돌은 송유관과 가스관이 지나가는 이 지역에서 더 큰 분쟁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증폭시켜 왔다.

지난 30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양측 간 분쟁의 “궁극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이번 교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이 1회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이 지역 분쟁 확대의 새 불씨로 악화될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정치학자 대니얼 트라이스만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부분적인 민주주의보다 안정적인 독재를 선호한다. 중동 이슬람권(圈)의 불안정은 여차하면 러시아의 북(北)코카서스 및 볼가 공화국들, 그리고 중앙아시아까지 번질 수 있다. 이것은 러시아가 겁내는 시나리오다. 이번에 교전이 발생한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남(南)코카서스이며 북(北)코카서스에는 오랜 내전을 겪은 그루지야가 있다. 러시아와 인접한 옛 소련 공화국들의 분쟁은 대부분 소련 시절 민족 구성을 무시하고 인위적이고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영토 구획(區劃)에서 유래한다.(Photo by Brendan Hoffman/Getty Images)2016.04.0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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