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 증시퇴출…3백여 직원 눈물뒤에 ‘포스코의 오판’

포스코의 우량계열사였던 포스코플랜텍,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br />
포스코, 2배가격에 성진지오텍 인수…이후에도 막대한 자금투입<br />
배임혐의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재판 중…직원 300여명 감축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31 17: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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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포스코플랜텍의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한때 포스코의 우량계열사로 불렸던 포스코플랜텍은 증시에서도 퇴출되는 신세가 됐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31일 12월 결산법인 735개사 가운데 734개사의 2015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제출이 마감돼, 포스코플랜텍에 대해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포스코플랜텍에 대해 추가적인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플랜택 상장폐지의 직접적인 원인은 경영악화다. 포스코플랜텍의 지난해 연말 기준 부채총액은 7369억원으로 자본총액 6050억원을 잠식했다. 자본총계가 –131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다.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 12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포스코 계열사에서도 제외됐다.

상장폐지를 위한 자구안도 동원됐지만 소용없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1월부터 울산공장 1, 2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1공장은 인수 희망자가 없어 유찰된 상황이고, 2공장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선정된 업체가 계약금 납입을 미루다 결국 납기일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포스코플랜텍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보고서 제출의 마지막 날이었던 30일에도 자본 확충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포스코플랜택이 부실기업으로 추락한 직접적 원인을 찾기 위해선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재임 시기로 거슬러가야 한다. 문제의 출발은 포스코플랜텍과 성진지오텍의 합병이었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해양용접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성진지오텍을 인수했다. 당시 해양플랜트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정 전 회장은 비철강 사업 부문의 확대라는 명목으로 이를 추진했다.

성진지오텍은 당시에도 부채비율이 1613%에 육박하는 등의 재정난을 겪고 있었지만, 포스코가 인수한 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유망했던 해양플랜트 산업도 수요가 감소하며 침체되기 시작했다. 결국 포스코는 계열사 포스코플랜텍과 성진지오텍의 합병을 결정했다. 그러나 포스코플랜텍은 합병한 첫해인 2013년부터 630억원의 적자를 냈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지원책으로 2010년 이후 총 네 차례에 걸쳐 4900억원을 지원했지만 회생의 기미는 없었다. 2014년 취임한 권오준 회장 또한 악화 일변도의 상황을 되돌리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2900억원대의 유동성을 지원했지만 경영정상화에 실패했다. 2014년 취임 당시부터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행해야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해 내내 진행된 검찰의 포스코 비리 관련 수사에도 2010년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건이 포함됐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이미 부실한 기업이었던 성진지오텍을 시장 평가액보다 2배 높은 금액인 1600억원에 인수한 배경에 대해서다.

재판 중인 정 전 회장은 포스코그룹 내 전략사업실장과 공모해 전정도 성진지오텍 회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명목으로 시가 2배 가격으로 성진지오텍 지분을 인수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회장과 당시 전략사업실장 전씨 둘만의 결정으로 인수가 이뤄졌고, 이사회에는 허위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부실처리 과정에서 포스코플랜텍 직원 300여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코플랜텍을 계열사에서 제외하고 자금지원을 끊은 상태다.포스코 강릉 마그네슘 공장 포스코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4차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15.09.15 허란 기자 포스코플랜텍 직원들은 지난해 9월 전정도 前 성진지오텍 회장의 엄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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