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통 '가락시장'…'현대화' 이전 앞두고 갈등 고조

상인회와 갈등 지속되며 정상 개장 불투명<br />
상인회 "생존 위한 투쟁" vs 공사 "원만히 협의할 것"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27 10:54:03

△ 가락시장 '가락몰'

(서울=포커스뉴스) 30여년 전통의 서울 시내 최대 농수산물 종합 유통도매시장인 송파구 가락시장이 '현대화' 이전을 앞두고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청과직판장 현대화 시설인 '가락몰' 이전을 앞두고 상인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가락시장의 3단계 시설현대화사업 중 1단계 공사가 완료돼 수산시장과 축산시장 입점이 시작됐지만 청과직판상인연합회(상인회)와는 여전히 마찰을 빚고 있다.

가락시장의 3단계 시설현대화사업은 2009년부터 시작된 국책사업으로 오는 2018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공사)는 지난해까지 2806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3층 등 규모의 판매동을 지었다.

당초 지난해 12월에 개장하려 했지만 일부 시설들의 공사가 지연됐고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 개장일자를 연기했다.

공사는 오는 5월까지 청과직판장 입주를 완료시키고 2단계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 상인회 "가락몰은 정상적인 영업 불가능한 공간…공사도 미완성"


상인회는 가락몰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가 단순 이용조건 문제나 임대료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가락몰 이전, 난! 반댈세'라고 쓰인 초록색 조끼를 입은 상인회 지상도(46) 부회장은 "우선 청과직판이 들어설 자리는 주차장으로 허가난 공간이 용도변경된 곳"이라며 "주차장과 매대가 한 공간에 있다 보니 24시간 매연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200여m 길이의 공간에서 외부와 연결된 곳은 차량 출입구 4곳, 사람이 다니는 출입구 3곳 뿐"이라며 "엘리베이터도 부족하고 비상계단도 협소해 불이라도 난다면 제2의 대구지하철 참사는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불편한 접근성과 비효율적인 동선 또한 가락몰에 입주할 수 없는 이유인데 공사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임대료와 관련된 부분에서도 불만은 있었다.

지상보다 접근이 어려운 지하로 이주함에도 불구하고 임대료는 기존 2평당 월 25만여원보다 고작 2만원 줄어든 23만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30년 동안 가락시장에서 장사를 한 상인회 조합원 김모(51)씨는 "공사에서는 우리가 입주를 거부한다고 하는데 공사가 아직도 마무리 안 된 상황에서 입주하라고 하면 어떡하냐"며 "가락몰이 국책사업이라고 하는데 국책사업 때문에 가락시장을 키운 국민이 죽어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 공사 "상인회와 대화 시도할 것…입주 상가 정상적으로 영업 중"


이오 관련해 공사 측은 상인회와 대화를 계속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전을 거부하는 393명의 청과직판 상인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시의회가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현재 대화와 설득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조만간 추가 이전 기회 부여 등 청과직판 상인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현재 1142개 입주대상 상가 중 745개 업체가 입주계약을 한 상태이고 청과직판을 제외한 수산축산 직판업체와는 계약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개장이 미뤄진 것은 일부 시설 공사가 미뤄진 탓도 있지만 이전 상인들이 무허가상인 정리, 도매권 영업시간 제한, 임대료 인하 등을 요구하고 나서 늦어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적인 부분에서는 지난 2월 청과시장의 영업기반 공사가 마무리됐고 입주자 개별 시설공사가 끝나는 4월 중에는 영업 준비를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측은 "현재 47개 업체가 원활하게 영업 중이고 앞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업체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청과직판과도 원만한 협의를 이뤄 빠른 시일 내에 가락몰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도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상인과 계속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16일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영업을 시작했지만 상당수 상인이 판매공간 협소, 임대료 부당 인상 등을 이유로 여전히 입점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협에서 경비업체를 고용해 상인의 반발을 물리적으로 진압하고 있어 앞으로 갈등 봉합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가락시장의 현대화 시설인 '가락몰' 판매동 전경. 가락시장의 한 상인이 가락몰 이전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조끼를 입고 있다. 2016.03.25 정상훈 기자 5월 본격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 중인 가락몰. 2016.03.25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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