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옥, 김복동 할머니 "보고 싶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김복동 할머니 제1223차 수요집회 참석<br />
제1218차 수요집회 이후 근 한달만 집회 참여에 응원 잇다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23 21:27:20

△ 꾸미기1_위안부_피해자_할머니들.jpg

(서울=포커스뉴스) "오랜만에 오니까 떨리네요. 여러분 보고 싶어 왔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오랜만에 수요집회 현장을 찾았다.

2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223차 수요집회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복동, 길원옥 두 할머니가 참석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할머니는 "우린 젊은 친구들만 믿는다. 떨리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는 소감을 전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수요집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1218차 집회가 마지막이었다. 한달이 조금 넘는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은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나이들이 많고 몸도 성치가 않다"고 말해 할머니들의 집회 참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짐작케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도"할머니들은 가끔 '우린 한창 시위할 나이야'라고 농담하시지만 사실 지팡이나 휠체어 없이는 거동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할머니들은 이날 집회 현장을 끝까지 지켰다.

김복동 할머니는 참가자들의 연설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는가 하면 공연 온 이광석씨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길원옥 할머니도 이날 집회의 마지막 발언자로 나서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죄를 촉구했다.

길 할머니는 "마음으로 사죄하고 법적으로 배상해야 진정한 사과"라며 "이런 식의 사과라면 100억이든 1000억이든 보상금을 받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시민들은 감사와 미안함을 함께 전했다.

대학생 이서영(24·여)씨는 "처음으로 수요집회에 참석했다"며 "할머니들이 고령의 나이에도 이렇게 집회에 나와 자리를 지키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길원옥 할머니께서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얼마전 미국에 다녀오셨다. 언제쯤이면 우리 할머니들이 싸움이 아닌 여행을 위해 해외에 나갈 수 있게 될지 몰라 막막하고 미안한 마음"이라는 아쉬움을 표했다.

일본 니가타 현 평화운동센터 회원 요시자와 후미토시(47)씨는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 전후보상 문제에서도 특히 중요하다"며 "나라를 위한 해결이 아닌 피해자를 위한 해결이 마련될 수 있게 일본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해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청년들에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여기저기 아파 많이 다닐 수가 없다"며 "믿을 건 젊은 사람들 뿐"이라고 말해 젊은이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오늘 오신 할머니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용기내 행동하겠다"며 "앞으로도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일본 정부의 사죄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2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23차 수요집회에 길원옥(좌), 김복동(우) 할머니가 참석했다. 장지훈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