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현대重 회장 "심각한 위기상황…노조 변해야"

“노조, 회사를 분열과 대립 구도로 가져가”<br />
“향후 회사 체질 개선에 모든 것 집중”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22 15: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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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최근 수주부진 등 위기와 관련해 회사의 체질을 바꾸는데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며, 노조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22일 발표한 '창사 44주년 CEO담화문'에서 ‘도크가 비었다’, ‘사업계획을 세울 수 조차 없다’ 등의 표현으로 자사의 심각한 위기상황을 인정하면서도,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예를 들며 최근 현대중공업 노조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일감이 없어 어떻게든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전환배치를 실시했지만, 노조는 회사에 대한 비난에 앞장섰다”며 “회사를 분열과 대립의 구도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며,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회사를 정치판으로 끌고가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경쟁사 노조와 현대중공업의 현 상황을 비교했다. 최근 삼성중공업 노동조합은 선주사를 상대로 직접 수주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채권단에 쟁의 활동 자제와 임금동결 내용을 담은 동의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 “노동조합이 기업회생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현 조선업계의 위기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수주잔량이 11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도크가 빈다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 목전에 다가온 것”이라며 “해양과 플랜트는 상황이 더 안좋다. 사업계획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수주 물량이 없다”고 강조했다.

수주부진에 대해서는 “세계 경기 침체와 저유가로 선주들이 발주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납기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품질이 좋지 않아 선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는 우리 내부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선주들의 인도거부나 계약취소로 자금사정도 만만찮다. 금융권에서도 이제 조선업계에 돈을 잘 빌려주려 하지 않는다”며 현대중공업이 현재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음을 인정했다.

최 회장은 향후 회사의 체질을 바꾸는데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습관은 하나씩 고쳐나가자. 비리가 있다면 이제는 덮어주지 말고 그 끝이 어디라도 힘을 모아서 반드시 제거하자”고 말했다.

이어 “사업본부별 배분비율에 따라 돌아가면서 상을 받는 포상제도를 대폭 개선하여 잘못된 관행을 없애거나, 회사를 위해 성과를 창출한 사람에게는 그 즉시 합당한 포상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협사항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며 “이제는 노동조합도 오로지 회사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길선 회장은 사업본부 대표에게 보다 강력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겠다며 “이제 사업대표들은 우리 사업본부가 동종업계와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과연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진솔하게 이야기 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구성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조직, 시설, 인원 등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우리 사업본부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해 나갈 것인지 직원들과 함께 결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담화문에서 ‘현대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금이야말로 ‘현대정신’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과 미래를 만들기 위한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업일 것”이라며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자. 이제 잘하는 것처럼 꾸미지도 말고, 돌아가거나 회피하지도 말자”고 덧붙였다.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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